김아림은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부동의 ‘장타 여왕’이다. 시즌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258.9야드로 이 부문 1위다. 투어에서 255야드 이상을 치는 선수도 김아림이 유일하다.
25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1라운드. 김아림은 어김없이 장타를 뽐냈다.
단독 선두로 올라선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김아림의 드라이버 티샷이 벙커 방향으로 날아갔다. 이날 벙커를 넘긴 선수가 없었기 때문에 벙커에 빠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김아림이 친 공은 벙커를 훌쩍 넘어 러프에 떨어져 있었다. 비거리 273야드를 기록한 괴력의 장타였다.
김아림은 “벙커를 넘기려고 한 건 아니었다”며 “벙커를 보고 드로우 샷을 치려고 했는데 너무 똑바로 날아가 러프에 떨어졌다”고 웃었다.
마지막 위기의 순간을 장타로 넘긴 김아림은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쳐 김수지와 함께 공동 선두로 1라운드를 마감했다.
이번 대회 코스인 핀크스 골프클럽은 지난해보다 전장 165야드가 길어졌다. 장타자에게 유리할 수 있는 세팅. 하지만 김아림은 코스보다 제주의 바람에 더 신경을 썼다. 김아림은 “코스로 보면 어떤 코스도 장타자가 불리한 곳은 없다. 얼마나 더 유리하느냐의 문제”라며 “장타를 때려도 바람이 불면 소용이 없다. 위기관리 능력은 쇼트게임에서 갈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 가운데 대표적인 장타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성현이다. 박성현은 올 시즌 LPGA 투어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271.2야드를 기록하며 이 부문 5위에 올라 있다. 2016시즌 KLPGA 투어 ‘장타왕’ 출신이기도 하다. 당시 평균 비거리는 265.6야드였다.
김아림도 박성현과 장타 대결을 꿈꿨다. 김아림은 “박성현 선수와 2부 투어 때 한 번 정도 플레이를 해봤는데, 언제가 다시 함께 플레이 할 수 있기를 정말 기다리고 있다”며 “성현 언니 플레이는 정말 멋있다. 같이 뛰는 것을 상상하곤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직 미국 진출 계획이 없는 김아림은 “미국은 막연하게 ‘한 번 가면 어떨까’ 생각만 하는 정도”라고 피식 웃었다.
이날 김아림이 공동 선두로 올라 설 수 있었던 비결도 그린 위 퍼트였다. 김아림은 “예상했던 것보다 바람이 심하지 않아서 플레이하는데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었던 중요한 건 쇼트 퍼트가 잘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라운드가 열리는 26일은 제주에 비 예보가 있어 변수가 될 전망. 김아림은 “내일 비가 오는 건 괜찮은데 바람도 많이 부는 걸로 예보를 봤다”며 “비바람이 불 때는 무리하게 가지 않고 쇼트게임을 잘 하도록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