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내년 창립 50주년을 맞는 대한항공의 이익을 높이는 데 주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30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항공의 날 기념식’에서 기자를 만나 경영 방침을 묻는 질문에 “이익이 많이나는 회사를 만들어 주주들의 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들어 유가가 오르는 등 시장환경이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견조한 구조를 갖춰 시장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회사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는 최근 대외행보를 재개한 조 사장이 언론을 상대로 처음 꺼낸 말이라 주목받는다. 조 사장은 지난 4월 조현민 전 전무의 이른바 ‘물컵갑질 사태’ 후 대한항공 오너일가에 대한 사정기관의 수사가 거세지자 대외활동을 자제했으나 최근 들어 경영전면에서 대외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업계에선 검찰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불구속 기소 판단을 내린 이후 더 이상 은둔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있다. 검찰은 지난 16일 조 회장이 받는 혐의에 대해 '불구속 기소' 판결을 내렸고 조현민 전무에 대해선 '무혐의'로 판단했다.
조 사장은 이날 창립 50주년을 맞는 대한항공이 국제 항공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그는 “올해 AAPA를 주관했고 내년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총회 주관 등을 계기로 글로벌 항공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50주년을 맞는 내년 6월 IATA 연차 총회를 주관한다. 이 회의는 글로벌 항공업계 최고 경영진이 참석하는 최대규모의 항공회의로 주로 국제 항공산업의 발전과 제반 문제 연구, 항공산업의 경제성·안전성 논의, 회원 항공사들간 우호 증진 등이 이뤄진다. IATA 연차 총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업계에선 대한항공이 이 회의를 통해 글로벌 항공업계 리딩 자리를 더욱 굳힐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또 그는 최근의 적극적인 행보와 관련해 50주년을 맞아 경영 체제를 굳건히 하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당분간 조 회장의 큰 그림에 따라 대한항공의 경영을 지속해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조 사장의 이날 발언에 따라 내년 열리는 IATA 연차 총회는 의장직은 조 회장이 맡게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불구속 기소이지만 조 회장에 대한 수사가 끝나지 않은 만큼, 조 사장이 의장직을 대신할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조 사장은 이날 신규기재 도입 계획에 대해 “결정된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앞서 제주에서 열린 AAPA에서 신규기재 B777X와 A350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조 사장은 “모든 경우의 수를 열어놓고 검토하겠다는 이야긴데 조금 왜곡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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