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항공사들 가운데 에어부산과 전일본공수(ANA)가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아에로플로트항공 등 4곳은 소비자 보호 조치 미흡으로 과태료를 물게 됐다.
국토교통부는 31일 총 8개 국적항공사와 45개 외국적항공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16~17년 항공교통서비스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항공교통서비스 평가는 2013년부터 2년 단위로 실시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우수 업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사업자들은 건전한 서비스 경쟁을 펼치도록 하는 취지다. 외국적항공사는 이번에 처음으로 평가대상에 올랐다. 단, 안전성 평가에서는 제외됐다.
정량평가 중 정시성 분야에서는 대한한공(국내선)과 에어부산(국제선)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항공은 항공편이 많아 대체기 투입이 빠르고, 에어부산은 김해공항을 모(母)기지로 사용해 덜 혼잡하다는 이유에서다.
최하위는 제주노선 비중이 높은 진에어(국내선)와 항로 혼잡이 극심한 중국노선이 많은 아시아나항공(국제선)에 돌아갔다.
안전성 분야는 에어서울이 1등급을, 티웨이항공이 가장 낮은 5등급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은 운항횟수 대비 안전 관련 처분 건수·액수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소비자 보호 분야에서는 이용객 대비 피해 접수 건수가 적고, 소비자 관련 행정처분을 한 건도 받지 않은 에어부산이 최고 등급을 받았다. 반면 소비자와의 분쟁에서 합의율이 낮았던 진에어는 5등급에 그쳤다.
실제 탑승객을 대상으로 이뤄진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는 에어부산이 종합 '만족' 등급을 받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취항 3년차를 맞이한 에어서울(다소 만족)은 서비스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항사들 중에는 전일본공수(일본)와 오로라항공(러시아), 일본항공(일본·JAL) 등이 정시성 분야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 한국-일본, 한국-블라디보스톡 등 비교적 덜 혼잡한 항로를 이용하고 있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국토부는 분석했다.
이에 비해 심천항공(중국), 상하이항공(중국), 몽골항공(몽골) 등 혼잡한 한국-중국 항로를 이용하는 항공사들은 4~5등급을 받았다.
소비자 보호 분야에서는 중화항공(대만)과 홍콩익스프레스(홍콩), 에바항공(대만) 등 동남아계열 대형 항공사들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들 항공사는 이용객 대비 피해 접수 건수가 적은 데다 항공법령상 소비자 보호 조치를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반면 피해 접수 건수가 많았던 필리핀에어아시아(필리핀)와 세부퍼시픽(필리핀) 등 동남아계 저비용항공사와 소비자와의 합의율이 낮았던 터키항공(터키), 카타르항공(카타르) 등 중동·유럽계 항공사들은 점수가 8~10등급으로 낮았다.
이용자 만족도 조사 결과 전일본공수와 일본항공, 싱가포르항공(싱가포르) 등은 기내서비스와 직원 친절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가장 만족도가 낮은 외항사는 필리핀에어아시아(필리핀), 비엣젯항공(베트남), 타이에어아시아X(태국) 등이었다.
공항에 대한 평가도 실시됐다. 운송 실적이 많은 5개 국제공항(인천·김포·김해·제주·청주) 중 인천공항은 △수속 신속성 1등급 △공항이용 편리성 2등급 △수화물 처리 정확성 3등급을 받았다. 이용자 만족도는 종합 '만족'이었다.
제주공항은 수속 신속성에서 우수하게 평가됐지만, 편리성 분야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 시설 포화로 인해 대합실 내 의자·수화물 등이 부족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한편, 평가 과정에서 항공법령이 정한 소비자 보호 조치를 준수하지 않은 항공사도 확인됐다. 에미레이트항공과 아에로플로트항공, 비엣젯항공, 오로라항공 등 4곳이다. 국토부는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이들 항공사에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손명수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항공여객 1억명 시대를 맞이해 내년부터는 서비스 평가를 매년 시행하는 등 질적 개선도 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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