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국내외 주요기관이 한국에 대한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하향 조정함에 따라 경기 침체 우려가 팽배하다.
이에 따라 내년 한국경제는 성장세를 멈추고 하강 국면에 진입하여 활력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한 나라의 경제가 1년 동안 얼마나 성장했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국내총생산량인 GDP가 얼마나 증가했는지가 실질적인 기준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심화와 주요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신흥국 자금유출 우려 등 대외 리스크가 크다. 또 국내 투자부진과 소비둔화가 이어지면서 내년 우리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낮추고, 민간 경제연구소들도 2.6% 안팎으로 기대치를 낮춘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내년 우리 성장률을 2.6%로 전망하고 있다. 그야말로 내우외환이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2% 포인트 낮은 2.7%로 조정한 데 이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7%로 낮췄다. 주로 고용 부진과 투자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재정정책이 확장적으로 운용되는 가운데 수출과 소비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내년 성장률을 2.7%로 전망했다. 내년 민간소비가 고용 부진과 금리 인상으로 올해보다 소폭 둔화하고 건설투자 감소 폭은 확대하리라고 분석했다.
설비투자는 올해보다 소폭 증가세로 확대되겠지만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 증가, 반도체 투자 일단락 등으로 낮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점쳤다. 다만 세계경제 회복세에 따라 수출이 내년에도 양호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발표한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봐도, 내년 한국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IMF가 내놓은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2.8%, 내년 2.6%다. 내년의 경우 한은의 전망치보다도 0.1% 포인트 낮을 것으로 본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한국경제가 올해는 2.9% 성장하지만, 내년에는 2.7%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2.8% 성장한다고 예측한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은 내년에는 각각 2.6%.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대규모 재정투입으로 일시적 부양효과를 낼 수 있어도, 규제개혁 없이는 중장기적으로 성장 동력을 키울 수 없다고 우려한다. 기업 환경을 개선하는 정책을 통해 반도체 이외의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민 한양대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한 규제를 약화하고, 기존 2차산업인 제조업에도 ICT와의 융합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 바이오와 제약 등 성장 여지가 큰 기업이 생명윤리 관련 문제에 부딪혀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보다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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