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동영상 플랫폼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콘텐츠 소비가 동영상 중심으로 개편, 유튜브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네이버의 성장 전략에 관심이 집중된다.
4일 네이버에 따르면 이달부터 ‘V live(브이라이브)’와 ‘네이버TV’ 조직을 통합한 사내회사(CIC) ‘V’를 출범했다. 브이라이브는 네이버의 인터넷방송 플랫폼이다. 유명 아이돌 가수들의 신곡 공개 쇼케이스, 콘서트 현장 중계, 독점 티저 영상, 스타의 근황 등이 주요 콘텐츠다. 네이버TV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문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일반인 등이 채널을 개설해 동영상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유튜브와 같다.
CIC는 네이버가 2015년 처음 도입한 제도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재무와 인사 등에 자율권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2015년 당시 네이버 웹툰이 처음 CIC로 출범했고, 이후 서치앤클로바(검색), 아폴로(UGC) 셀이 CIC로 출범했다. 네이버 웹툰 CIC는 지난해 독립 법인으로 분사하기도 했다.
네이버가 동영상 관련 조직을 묶어 CIC로 출범하는 것은 이용자의 콘텐츠 소비 행태가 동영상 위주로 변화하고 있는 것에 착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의 영향력은 매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사실상 독주 체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조사한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이용률을 보면 지난해 기준 유튜브는 33.7%로, 페이스북(10.7%)과 네이버TV(6.6%), 카카오TV(3.7%) 대비 압도적으로 높다. 또한 이들 플랫폼 중 유튜브만 2016년 대비 유일하게 이용률이 늘었다.
향후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로 대표되는 실감미디어 서비스의 보편화를 고려하면 사업 전망도 밝다. 4G(세대) 대비 속도가 20배 빠르고, 지연 시간이 거의 없는 5G 이동통신 서비스가 실현되면 플랫폼 내에서 더 많은 영상 콘텐츠가 소비될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는 이같은 상황을 ‘위기’라고 판단, 차별화를 통해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유튜브가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방식의 접근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방송사와 스튜디오, 연예기획사 등과 협업한 콘텐츠를 확충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네이버 웹툰을 활용한 드라마와 영화, 퀴즈쇼 등의 동영상 콘텐츠도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최근 블로그 업로드 동영상의 화질과 용량, 길이 등을 대폭 늘리기도 했다. 4GB이던 용량 제한은 8GB로 늘렸고, 길이 또한 1시간에서 7시간까지 늘어났다. 화질은 1080p에서 최대 2160p로 개선했다.
한성숙 대표는 지난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포털과 SNS의 사용시간은 정체되고 있는 반면 동영상 콘텐츠 소비시간은 압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블로그에 동영상 편집과 글로벌 동영상 검색 기능 등을 추가하고 엔터테인먼트 관련 동영상 확보에도 주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CIC 출범은 동영상 콘텐츠의 중요성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함”이라며 “그동안 네이버가 강조해온 동영상 전략을 구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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