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부산 수영만요트경기장 야외상영장에서 열린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하는 신성일-엄앵란.[사진=연합뉴스]
“이제야 재밌게 살려나 했더니 돌아가셨다. 내 팔자가 이렇다.”
한국 영화계의 큰 별 신성일이 4일 오전 타계하자 아내인 배우 엄앵란이 이같이 말하며 그의 죽음을 슬퍼했다.
이날 고(故) 신성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 앞에서 취재진을 만난 엄앵란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때만 해도 건강하셨다. 그때도 돌아가셨다는 소문이 나서 자기가 보여줘야 한다고 갔다 왔다. 그러다가 상태가 더 안 좋아졌고 큰 병원에 다시 갔다”고 말했다.
엄앵란은 예상치 못한 남편의 죽음에 “이제야 재밌게 살려나 했더니 돌아가셨다. 내 팔자가 이렇다”고 한탄하며 전날에 이었던 오보 소동을 언급했다.
그는 “어제 사망 오보가 나왔다. 그걸 확인하려고 제주도에서까지 연락이 왔다. 어떤 남자는 내게 전화해 눈물까지 흘렸다”며 “그런 팬들 전화를 받으니 우리 가족사, 사생활은 포기할 수 있더라. 이 사람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힘이 생겼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 영화계의 ‘세기의 커플’로 불렸던 고 신성일과 엄앵란은 영화 ‘로맨스빠빠’로 처음 만났다. 1962년 ‘특등신부와 삼등신랑’, ‘청춘교실’, ‘가정교사’, ‘말띠여대생’ 등 20여편의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1964년 11월 결혼식을 올리며 부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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