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홍콩 여배우 남결영(藍潔瑛, 란제잉)의 사망 소식에 현지 팬들이 분노했다. 이들은 남결영의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증지위(曾志偉, 쩡즈웨이)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결영 사진과 함께 각종 비난의 댓글을 남기며 그를 저격했다.
남결영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6일 현재 증지위의 SNS 웨이보 최신 글에는 4만8026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 대부분은 남결영 죽음과 관련해 그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한 팬은 댓글을 통해 “남결영이 죽었다. 거리에 돌아다니지도 말고, 창문을 쳐다보지도 마라. 잠도 자지 마라”며 “왜 강간범은 무사하고, 억울한 피해자만 죽었나. 당신은 떳떳한가?”라고 그를 비난했다.
다른 팬은 남결영의 사진과 함께 “남결영이 당신을 계속 보고 있을 것이다. 성폭행했는지 안했는지는 본인만 알겠지”라며 “남결영이 죽었다. 증지위”라고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또 한 팬은 “세상이 어찌 이런가.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아주 편안하게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고, 피해를 본 자는 이렇게 허망하게 죽다니. 불공평하다”고 남결영의 죽음을 슬퍼했다.
아울러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는데 당신(증지위)은 왜 죽지 않는 것인가”라며 증지위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를 높였다.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남결영은 지난 3일 자택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거나 고독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독사는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살다 고독한 죽음에 이르는 것을 의미한다.
남결영은 주성치 주연 영화 ‘서유기: 선리기연’과 ‘월광보합’에서 춘삼십냥 역을 맡아 막문위와 거미요괴자매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그는 부모님과 남자친구 죽음, 성폭행, 자궁종양 투병 등으로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특히 남결영이 성폭행 가해자로 홍콩영화계의 유명인사 증지위와 등광영을 지목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남결영은 성폭행 폭로 당시 “성폭행 가해자 중 한 명(등광영)을 죽었고, 나머지 한 명은 막강한 권력을 지니고 있어 (성폭행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증지위는 “나를 둘러싼 사실이 아닌 보도들은 매우 심각한 죄다. 나의 명예를 훼손했다. 모든 것이 날조된 것”이라고 무고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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