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휩쓰는 극우의 힘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타임지는 최근 "유럽 전바반에 좌우를 가리지 않고 포퓰리즘이 널리 퍼지고 있으며, 우파쪽에서 이러한 경향은 더 잘 드러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극우 포퓰리즘은 점차 영향력을 키워가면서 유럽연합 제 1의 경제대국인 독일을 비롯 2위인 프랑스, 3위인 이탈리아에서도 에서 지지율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 독일부터 이탈리아까지 극우의 성장 가팔라
극우정당의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변방 정치세력에 불구하던 극우 세력이 권력의 중심에 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내년 5월에는 유럽의회 선거가 예정돼 있으며, 극우세력은 이번 선거를 통해 유럽 전체로 영향력을 넓혀가려고 목표하고 있다.
프랑스 국민연합(NR) 대표 마린 르펜과 이탈리아 내무장관 마테오 살비니는 지난달 8일 많은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을 유럽연합(EU)으로 진출시키자는 데 합의했다. 르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전체주의적 시스템' 으로 변질된 EU로부터 ”유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들 둘은 여러 포퓰리스트 및 극우 정당이 힘을 모아 내년에 실시될 유럽의회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새로운 세력을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국민전선’ 후신)에 대한 지지율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소속된 여당 지지율을 앞섰다. 프랑스여론연구소(Ifop)는 8월 말 17%였던 RN에 대한 지지율이 21%로 크게 상승했다고 4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반면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신당 레퓌블리크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의 지지율은 20%에서 19%로 하락했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EU 제 1위 경제국인 독일에서도 포퓰리즘 정당의 위세는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여론조사에서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의 지지율은 17.5%를 기록했다. 이는 집권당인 기독민주·기독사회연합(22.5%)에 이은 2위다. 지난해 독일 총선에서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12.6%를 얻으면서 사상 처음으로 연방의회에 진출하기도 했다.
◆ "위험한 민족주의"···영향력 확산 막으려는 노력도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지난 9월 12일 연례 연설을 통해 '지나친 민족주의'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날 의회 연설에서 “우리는 선하고 다른 사람을 배척하지 않는 애국주의는 포용해야 하지만 증오와 파괴로 이끄는 국가주의는 배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극우정치 세력의 성장은 EU의 통합 노선을 망친다는 것이다.
같은날 유럽의회는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헝가리에 대한 ‘리스본조약 7조’ 발동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극우 정치세력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리스본조약 7조는 EU가 추구하는 가치에 어긋나는 정책을 추진하는 국가에 회원국으로서 표결권을 제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우정당의 정치적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공개된 유로바로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EU 회원국 국민들 중 무려 60%가 기성 정당들보다 새로운 정당과 운동이 더 좋은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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