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 폴더블폰을 출시한다. 초도 물량은 최소 100만대 이상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을 갤럭시S 시리즈, 갤럭시노트 시리즈와 함께 공식 라인업에 추가하고 매년 신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장(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국내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폴더블폰에 대해 "날짜를 못 박을 수는 없지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무조건 출시한다"고 자신했다. 이어 "삼성전자 같은 생산 규모에서는 플래그십 제품 최소 생산 대수가 100만대 정도"라며 "폴더블폰 초도 물량은 100만대 이상이 될 것이고 시장 반응이 좋으면 그 이상을 생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 폴더블폰에 들어갈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Infinity Flex Display)'와 UI(유저 인터페이스)를 공개해 국내외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10년간 비슷한 형태로 이어진 스마트폰 폼팩터의 '혁신'을 일으켰단 평가다. 다만 디스플레이를 검은 케이스로 감싼 형태로만 공개해 두께나 무게, 배터리 사양, 실제 디자인 등은 가늠할 수 없었다.
고 사장은 "이번에 SDC에서 디스플레이를 보여준 것은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상용화 수준까지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의미"라며 "접었다 폈을 때 선을 안 보이게 하는 등 여러 장애물이 극복됐고, UI를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것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사람들이 쓰다가 '이게 뭐야' 하고 안 쓸 제품이라면 폴더블폰을 진작 내놨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차별점은 최적의 UX(사용자 경험)를 추구하는 것이고 테크놀로지 리더십을 갖추기 위해 디스플레이, 배터리, 경량화 등도 고민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업체 '로욜레'는 지난달 말 폴더블 스마트폰 '플렉스파이'(FlexPai)를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공개한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평평한 반면, 플렉스파이의 디스플레이는 울퉁불퉁해 완성도 측면에서 차이가 크게 난다는 반응이다. 대량 양산이 가능하다는 것도 중국 업체와 차별점이다.
사용자 경험에 대해서는 "두 달 전 구글 순다 피차이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폴더블폰 UX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고, 8일(현지시간) 개발자들에게 시제품을 배포한 만큼 출시 전까지 최적의 경험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 시리즈, 갤럭시노트 시리즈와 함께 폴더블폰 라인업도 매년 출시한다. 갤럭시S·갤럭시노트 시리즈 등 기존 제품이 100여 국가에 출시되는 것과 달리 폴더블폰은 한국, 미국 등 한정된 국가와 제한된 통신사를 통해 출시될 전망이다. 제품 이름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폴더블폰은 5G와 함께 전체 스마트폰 시장 수요 촉진과 함께 삼성전자 스마트폰 실적을 반등시킬 기회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수년째 스마트폰 출하량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최근 중국 업체들의 약진으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고 사장은 "5G 상용화 일정이 1년 반 전 처음 사업자들과 이야기했을 때보다 9개월 이상 앞당겨졌다"며 "내년 5G가 도입되면서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AR(가상현실), 게임 등 기술 혁신이 구체화 될 것이고, 이는 삼성전자에 큰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어 "폴더블폰이 기존 스마트폰 폼팩터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롤러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제품도 관련 기술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에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AI 플랫폼 '빅스비'와 관련해서는 "삼성전자가 아마존, 구글과 비교했을 때 분명히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뒤처진 게 있다"면서도 "그들과는 경쟁과 동시에 협력하는 관계"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매년 5억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고 빅스비는 가전, AI 스피커 갤럭시홈과도 연동되기 때문에 생태계 측면에서 상대적 우위가 있다"고 자신했다.
또 고 사장은 "내년은 갤럭시 스마트폰 10주년이기 때문에 저에게도 매우 의미가 깊다"며 "갤럭시S10을 제대로 준비해서 출시하고, 갤럭시홈도 빅스비 안정화만 확인되면 곧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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