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회사 생활 속에서도 3권의 책을 내고, 매주 브런치에 글을 쓰는 15년차 회사원이 있습니다. 직업도 좀 색다릅니다. ‘스피치라이터(Speech Writer)’ 리더의 말과 글을 살피고 쓰는 일입니다. 그는 최근 휴넷 해피칼리지가 진행한 ‘강사 선발대회’에 참여해 최종 10명의 우수 강사에 선발되기도 했습니다. 글쓰기 전문가지만 온라인 강의는 처음이라는 정태일 작가를 만나, 자신만의 글쓰기 방법과 촬영 뒷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 Q. 회사 다니면서 3권이나 책을 내는 게 쉽지 않을 텐데, 그런 결심을 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낸다’는 건 ‘나로 살고 싶다’는 뜻입니다. 제가 꾸준히 책을 내는 이유, 아니 질문 하신 것처럼 결심이랄까, 아마도 그건 수많은 직장인중 하나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회사를 다니면, 제 목소리를 내기가 참 어렵습니다. 어쩌면 주변에서 싫어하진 않을까, 그래서 혹시라도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 괜히 조심하기도 합니다. 월급을 받는다는 건 그런 뜻입니다. 나보다 우리 회사가 더 중요해집니다. - 회사는 직장인들이 살아가는 기반입니다. 다들 거기에서 먹고 살고, 울고 웃으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죠. 운명공동체라고 해도 과장된 말이 아닐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회사 밖에서까지 ‘나’의 존재를 박박 지워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좀 억울하잖아요. 나라는 존재는 회사 안에도 있지만, 바깥에도 분명 있으니까요.
- 아주 재능이 뛰어난 전업 작가가 아닌 이상, 회사를 다니며 책을 쓰는 게 맞고, 그렇게 하려면 일단은 회사생활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발 딛고 선 땅이 흔들리면 풍경을 볼 수 없는 법이니까요. 회사생활을 충실하게 해 놓고 그 다음에 퇴근 후의 나에게도 관심과 애정을 쏟아야 하는 게 ‘직장인의 글쓰기’ ‘직장인의 책쓰기’입니다. 요새 인터넷 뒤져보니 ‘3주 완성 책쓰기’ ‘빌딩 부자가 되는 책쓰기’ 이런 강의도 있던데, 그거 다 새빨간 거짓말이에요. 일단 내가 뿌리 내린 곳에서 최선을 다해 잘 살아야 글도 쓰고 책도 쓸 수 있어요. 그건 몇 주만에 되는 게 아닙니다.
실제로 제가 쓴 3권의 책 <바이시클 다이어리> , <서른살, 회사를 말하다>, <홍보인의 社생활>은 모두 제 삶, 그 중에서도 회사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쓰고 싶은 책들도 마찬가지고요. 글쓰기는 회사 안팎의 삶에 조화와 균형을 주는 일입니다. 조직 안에서 원오브뎀(One Of Them)으로 살고 싶지 않다면 책쓰기에 도전해보시길, 그런 결심을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Q. 직업이 스피치라이터이신데요. 직장에서 업무로써 글쓰기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꾸준히 글을 쓰실 수 있었던 본인만의 비결이 있나요?
- 꾸준히 글을 쓰고 싶은데 그렇지 못해 고민인 분들께는, 글을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하곤 합니다. 실제로 저는 회사에서 쓰는 것 말고, 매주 수요일마다 브런치에 에세이와 칼럼을 올립니다. 귀찮아서 빼 먹고 싶은 날도 가끔 있었지만, 30주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올려왔습니다. 브런치가 누구나 보는 무료 서비스지만요, 제 주변 분들이 한 달 구독료로 몇 천원씩을 따로 보내주시고 계세요. 그렇게 응원해주시고 제 글을 기다시니까 도저히 안 쓸 수가 없습니다. 몇 천원이라고 해도 구독료를 일단 받고 나면 그걸 무시할 수가 없어요. 이렇게 억지로라도 글을 자주 쓰다면 점점 익숙해지고 만만해집니다. 그리고 독자들이 늘어가는 걸 보는 게 재미도 있고요.
- Q. 책을 쓰고 나니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 책을 쓰고 나니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작가’라는 호칭입니다. 무슨 회사의 과장이니, 차장이니, 팀장이니 하는 직함보다 이게 더 멋지잖아요. 회사에선 그냥 여러 직장인 중 하나이지만 퇴근하고 글을 쓸 땐 누구와도 대체될 수 없는 ‘작가’가 됩니다. 그게 좋아요. 글을 쓰고 책을 내면 나만의 정체성이 더 강해지고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커집니다. 인세를 받고 유명해지는 것보다 이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책을 쓰면 가장 좋은 건, 자기 삶에 더 애정을 갖게 된다는 점입니다.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항상 돌아보고,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걸 세상에 자주 알리고, 내 주변에는 어떤 사람들이 모여 사는지 관심을 갖는 거죠. 책을 쓰기로 마음 먹으면, 어떤 이야기를 쓸까 고민하면서 자기 주변을 돌아보게 되거든요. 스쳐 지나가는 일상, 지겹기만 했던 회사생활도 모두 이야기의 좋은 소재라는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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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글 쓰는 사람은 다 ‘관종’이라고 하더라고요. 주변의 관심을 받고 싶은 거죠. 저는 평소 제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글만으로는 전달이 잘 안 되더라고요. 사람들이 텍스트를 읽는 시간보다 동영상 자료에 더 익숙해지고 있으니까요. 사람들이 바뀌면 저도 그렇게 변해야 하는 게 맞는 거죠. 해피칼리지 지식 콘텐츠는 너무 길지 않고 핵심만을 간추려 10분 이내 동영상으로 만드니 좋더라고요. 앞으로는 제가 갖고 있는 지식과 콘텐츠를 잘게 쪼개고 압축하는 일이 더 중요해질 것 같아요. - Q. 막상 글이 아닌 카메라 앞에 서니까 기분이 어떠셨는지요? 촬영 소감 부탁드려요. 그리고 해피칼리지 강의를 본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어떠셨어요?
- 재미 있었어요. 직장인이 자기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하는 경험자체가 특별한데, 그걸 동영상으로 담아 남기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으니 더 좋았죠. 처음이라 조금 떨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들 친절하게 안내해주셔서 별로 그렇지 않았어요. 아주 쉽고 편안하게 촬영했습니다. 교안을 만들고 그걸 대본으로 풀어서 몇 번씩 연습해보니 NG없이 의외로 술술 풀렸던 것 같아요. 아쉽다면, 표정이나 헤어스타일 같은 건 좀 촬영 전에 다듬었어야 할 것 같더라고요. 처음엔 좀 창피해서 주변에 알리지도 않았는데, 오히려 해피칼리지를 보고 저에게 연락한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저더러 “야, 너 아주 뻔뻔하게도 잘 한다”고 하더라고요. 누군가의 앞에 나가 제 이야기를 하는 건 조금 떨리지만 아주 즐거운 경험 같습니다. 앞으로 몇 개의 강의를 더 올릴 생각인데 후기를 보면서 제가 잘 못하는 게 있으면 고쳐갈 생각입니다. 내용도 더 채우고요.
- Q. 앞으로 해피칼리지에 어떤 노하우들을 공개하실 예정인지, 활동 각오를 부탁 드립니다.
[ 버터플라이 ]
해피칼리지 인터뷰이, 정태일님의 멋진 활동을 응원합니다.
열정의 활동가 여러분들도 더불어 언제든지 참여해보세요.
계속해서 버터플라이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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