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브레인] 최소진 설빙 책임연구원, 알바서 ‘히트작 제조기’ 개발팀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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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8-11-26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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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있으면 좋겠단 생각에 의견 제시…리얼통통메론빙수 120만개 팔려

  • "재료 보다는 소비자 요구에 집중…겨울 대비해 먹을거리 지속 개발"

최소진 설빙 R&D센터 책임연구원이 25일 서울 강남구 설빙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있다.[사진=설빙 제공]


“한겨울 매출이요? 오히려 걱정 안 해요. 12월에 빙수 먹을 수 있는 공간은 설빙뿐이거든요.”

25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설빙 본사에서 최소진(31) R&D(연구개발)센터 책임연구원을 만났다. 이제 막 서른을 넘긴 앳된 외모의 그지만, 설빙의 전신인 ‘시루’에서부터 6년째 회사에 몸담고 있는 장기근속자다.

부산의 작은 카페 시루에서 설빙으로 탈바꿈한 회사는 420개 가맹점을 거느린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는 117억원 매출을 올렸다.

일본어를 전공한 최소진 연구원은 식품 영양학이나 조리에 대한 전문적인 공부는 전혀 해본 적이 없었다. 1년간 일본 현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본 경험이 다였다. 설빙에서 일하면서 단지 ‘맛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제시하기 시작했는데, 그의 열정에서 가능성을 본 정선희 설빙 대표가 제품 개발에 참여시켰다.

‘즐기는 자는 이길 수 없다’는 말도 있듯이, 정 대표의 안목은 적중했다. 설빙 스테디셀러 반열에 오른 ‘리얼통통메론’ 빙수는 최 연구원의 대표작이다.

2015년 첫 선을 보인 리얼통통메론은 메론을 반으로 잘라 속을 파낸 후, 반은 그릇으로 쓰고 나머지 반은 각종 토핑으로 채워 뚜껑처럼 거꾸로 덮어 완성시켰다. 이 제품은 해마다 여름 한정판매 기간 동안 120만개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할 만큼 마니아층이 두텁다.

최 연구원은 이 제품 개발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도 ‘최우수사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도 업(業)으로 삼고 나면 지치기 마련인데, 빙수 얘기를 하는 내내 최 연구원의 눈은 반짝였다. 그가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수 있는 동료들이 함께 있는 것도 큰 힘이다. 최 연구원을 포함한 설빙 연구개발센터 6명은 그 누구보다 먹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회식을 해도 맛집 찾으러 다니기 바쁜 이들은, 술 한 잔 마시지 않으면서도 회식비가 모자라 각출까지 한단다.

최근 설빙은 해외시장 공략에 열중하고 있다. 현재 중국, 일본, 태국, 호주, 필리핀, 캄보디아 등에 진출해 있다. 최 연구원은 “현지 소비자를 위한 전용 메뉴를 개발하려고 한다. 일본의 경우 한국에 없는 할로윈 시즌 메뉴를 출시하기도 했다. 소담한 느낌의 인절미 빙수를 선호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동남아 국가에서는 망고나 딸기, 메론 등 과일을 화려하게 얹은 제품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개발을 위한 개발’이다. 직업 상 여러 음식을 먹다보면, 소비자가 좋아하는 맛이 무엇인지보다, 재료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소비자 요구에 집중하자 ‘설빙은 여름에만 잘 되는 것 아니냐’는 초기의 우려도 사그라졌다.

최 연구원은 “월동준비를 사계절 내내 한다. 치즈떡볶이 피자, 핫도그 등 빙수 외에도 먹을 수 있는 것들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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