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오는 12월 1일(현지시간)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회의적 시각을 내비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커들로 위원장은 27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나는 무척 실망스러우며, 트럼프 대통령도 극도로 실망했다. 중국의 접근방식에서 큰 변화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12월 1일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이 “새로운 페이지를 넘기고 돌파구를 만들 수 있는 기회"라면서 합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는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시 주석은 “분발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무역 합의를 원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킬 만한 새로운 제안을 제시하라는 요구로 풀이된다. 여전히 미중 양측은 미국 기업들의 지적재산권 보호와 기술 이전 문제를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발언을 두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WSJ 등 주요 외신들은 커들로 위원이 사실상 미중 간 합의 실패에 무게를 두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 함께 무역 갈등을 대화로 푸는 방식을 선호하는 대표적인 '온건파'로 꼽힌다. 이달 초만 해도 미중 간 협상 재개를 알리며 긍정적 전망을 내놓던 것과는 달라진 태도라는 지적이다.
WSJ는 백악관이 이틀 연속으로 미중 정상회담에서 합의 불발을 신호했다고 전했다. 26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WSJ 인터뷰에서 내년 1월부터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관세를 현행 10%에서 25%로 인상하는 안을 연기할 가능성이 “무척 낮다”고 말했다. 또한 2670억 달러어치 나머지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대중 총공세를 예고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시작한 이후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은 폭탄관세를 부과하면서 전면전을 벌이다가 이달 초 두 정상의 전화통화를 통해 가까스로 대화의 불씨를 살렸다. 그러나 양국은 정상회담 막판까지 상대게 변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실질적인 무역 합의까지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7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기고문을 통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는 모두의 이익을 훼손하기만 할 뿐"이라고 미국을 겨냥하고 "G20이 계속해서 다자주의의 수호자가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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