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들이 정부의 선발 인원 증원 계획에 반발하고 나섰다.
'공인회계사 증원 반대 모임' 소속 회계사들은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금융위원회의 내년 공인회계사 선발 예정 인원 증원 결정 철회를 공식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000여 명(경찰 추산 700여 명)이 참여했다.
금융위는 최근 공인회계사자격제도심의위원회를 거쳐 내년 공인회계사 최소 선발 예정 인원을 올해보다 150명 많은 1000명으로 결정했다. 인원 증원은 2009년 이후 10년 만이다.
이 모임은 성명서에서 "증원을 해결책으로 하는 문제 접근 방식은 감사환경 악화를 막지 못해 우리나라 회계 투명성 추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증원보다 업계 자정 노력으로 숙련 회계사의 이탈을 방지하고 휴업 회계사들이 복귀할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6월 말 현재 일반 회사 등에 취직한 휴업 회계사는 7256명으로 전체 등록회계사(2만75명)의 36.14%를 차지했다.
이 모임은 "회계사 수를 단순히 '일자리 늘리기' 일환으로 늘리면 장기적으로 업계를 망가뜨리는 근시안적 정책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금융위가 구성한 공인회계사자격제도심의위원회 참여위원의 전문성 결여로 결론의 정당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상장사 권익 옹호 가능성이 있는 위원을 포함하고 실무 회계사들의 의견 수렴 과정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공인회계사법 시행령은 심의위원 가운데 1명을 시민단체(비영리 민간단체)에서 추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이 몫은 상장사협의회(상장협)에서 1인을 추천받는다. 금융위 공정시장과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상장협은 관련 법령상 시민단체에 해당한다"며 "회계정보 이용자로서 대표성도 가지고 있다"고 답한 적이 있다.
앞서 금융위는 공인회계사 증원 계획에 대해 "11월 새 외부감사법 시행으로 감사 업무량이 증가하고 회계법인 외에 일반기업, 공공기관의 수요도 지속적인 증가 추세"라고 결정 배경을 밝혔다.
금융위는 2020년 이후 중장기 적정 선발 인원 규모는 외부 연구용역을 거친 뒤 내년 초에 도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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