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_hkkim)의 소유주로 지목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를 4일 소환해 조사에 나섰다.
이날 김 씨는 이날 오전 10시 5분께 수원지방검찰청사 앞 포토라인에 서서 기자들의 질문에 “진실이 밝혀지길 바랄 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계단을 오르며 “힘들고 억울하다”고 말해기도 했다. 경찰이 해당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로 결론을 내린 것과 관련된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김 씨는 지난달 2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피고발인 조사를 받으려 출석했을 당시에는 “죄송합니다”라고 짧은 말과 함께 조사실로 모습을 감췄다. 당시 “죄송합니다”라는 말도 이번 사건에 대한 답변이라기보다는 조사실로 바삐 들어가게 미안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날 김 씨는 짧지만 강하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혜경궁 김씨’ 사건은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 후보였던 전해철 의원이 지난 4월 문제의 트위터 계정이 자신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악의적인 글을 올렸다며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김 씨는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으로 ‘전해철 전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과 손잡았다’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았다.
또 지난 2016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가 취업과정에서 특혜를 얻었다는 허위사실을 해당 트위터에 유포해 문 대통령과 준용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김 씨를 해당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라는 결론을 내리고 지난달 19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명예훼손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김 씨 소환에 앞서 최근 김 씨가 해당 계정으로 글을 작성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를 확보하기 위해 자택, 이 지사의 경기도청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 했지만 허탕을 쳤다.
이날 검찰은 소환조사에서 김 씨를 상대로 휴대전화 처분 이유, 방식 등을 추궁하며 집중 조사를 벌였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와 마찬가지로 억울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조사는 이날 밤늦도록 이어질 전망이다. 검찰은 이번 조사를 끝으로 법리검토를 거쳐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정치권은 김 씨의 소환 조사에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지난 17일 경찰의 조사결과 발표 때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당이 일제히 이 지사를 향해 맹공을 퍼붓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검찰 조사의 초기단계로 지난 17일과 달리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날 온라인에서는 이 지사 지지자들과 비(非)지지자들 사이에 소환 조사를 두고 험악한 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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