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저축은행 등에서 빌린 돈을 한 달 이상 갚지 못하는 대출자들이 늘고 있다. 금융사들은 상대적으로 쉬운 영업(대출)으로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연체율 상승으로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을 더한 국내 은행의 연체율은 1분기 0.42%를 기록한 후 2분기 0.39%로 낮아졌다가 3분기 0.54%로 급상승했다. 10월에는 0.58%로 고점을 높여가고 있다.
10월 기준 기업대출(0.85%)과 가계대출(0.27%) 연체율은 한 달 사이 각각 0.06%포인트, 0.01%포인트 올랐다.
기업대출을 보면 대기업을 제외하고 연체율이 모두 상승했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64%로 0.08%포인트 올랐고,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38%로 0.04%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지난해 같은 때와 비교하면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0월 말(0.71%)보다 낮았고,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지난해와 같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중에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19%로 전달 및 전년 동기 대비 같은 수준이었으나 주담대를 제외한 가계대출 연체율은 0.46%로 0.04%포인트 올랐다.
저축은행 연체율은 올 1분기 4.6%, 2분기 5.2%, 3분기 4.7%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3분기 들어 다소 낮아졌지만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0.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6.1%에서 6.5%, 주택담보대출은 1.9%에서 2.3%로 각각 0.4%포인트씩 악화됐다.
보험사 대출채권 연체율은 올해 1분기 0.52%에서 2분기 0.28%로 낮아졌다가 3분기 0.29%로 소폭 높아졌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2분기 0.54%에서 3분기 0.59%로 0.05%포인트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카드사의 카드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1.80%에서 올해 1분기 1.96%, 2분기 2.33%로 상승세다.
P2P금융업체들의 상황은 심각하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2.34%이던 연체율은 5월 3.57%, 10월 6.6%까지 치솟았다. 이 가운데 이디움펀딩은 지난 7월부터 4개월째 연체율이 100%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손쉬운 이자 장사로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있지만 대출이 독이 돼 돌아올 수도 있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차주 신용도가 낮은 2금융권의 연체율이 높아지면 전체 금융권으로 위기가 전이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2금융권 연체율을 주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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