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독 국제 통상환경과 관련해 많은 변화와 이슈가 있었다. 국제통상위원회에서 긴밀히 정보를 교류하고, 한국의 전략적 위치에 따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12일 김영상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통상위원회 위원장(포스코대우 사장)은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6차 국제통상위원회 회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대한상의 국제통상위원회는 국제협력 및 통상 이슈에 대한 국내 업계의 의견을 대변하기 위해 지난 2003년 출범했다. 이날 회의는 '글로벌 통상환경 현안과 우리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김 위원장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수출 환경이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세계 경제가 지난해 12월 고점을 찍고, 수축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며 "미국의 고금리와 미중갈등도 쉽게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더불어 "국제통상위원회 위원장이기 전에 한국을 대표하는 종합상사의 대표로서도 내년, 그룹의 철강 사업이 암울하게 느껴진다"며 "유럽연합(EU), 터키, 인도 등 보호무역주의가 전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고, 서로가 보복관세를 책정하고 조사하는 과정들이 반복되며 물건을 팔 곳이 없다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제철 감산 정책을 완화할 경우 중국 내 생산량이 늘어나 많은 물량이 아세안 국가로 흘러들어가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환경오염 완화 등을 위해 동절기 제철 감산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철강시장에서는 작년에 비해 2018~2019년 가을·겨울철 감산 강도가 다소 완화됐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중국 물량이 더 늘어난다면 아시아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정부가 신남방정책 등으로 기업들의 해외 판로를 지원해주고있지만, 현장에서 판매하는 입장에서 내년이 더욱 암울하다"고 짚었다.
이어 "철강 판매가 위축되고 중국산 저가가 유입돼 경쟁력이 떨어지면 자동차, 부품 산업에 영향을 미치게되고, 우리경제 전반에 피해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도 강연자로 나서 보호무역주의가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만큼, 강대국들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국제 사회의 공동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진국들이 사양산업에 대한 자국 기업과 노동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보호무역주의 체제로 가고 있다"며 "과거에는 무역을 통해 성장하게되면 낙수효과가 발생했지만, 오히려 최근에는 무역이 불평등에 기여했다는 보고서도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다자무역체제 등으로 안정적인 무역환경을 조성하고, 디지털 경제에 대한 대응을 해야 한다"며 "이미 미국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EU, 인도네시아 등에 대해 B2B(기업 간 거래)와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무역장벽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 자료를 수집하는 등 디지털 무역에 많은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첨단 기업이 '차고(garage)'에서 시작한 경우가 많다"며 "한국 정부도 개인들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쉽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등의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김준동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 조성희 아마존카 대표이사, 이호원 대한상사중재원 원장 등 30여명이 참석해 불투명한 무역환경과 향후 대응책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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