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일대에 '3기 신도시' 4곳을 확정하면서, 내년 상반기에 마저 발표될 다음 후보지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3기 신도시 발표 직전까지 강력한 후보지로 거론된 광명·시흥지구 등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전날 3기 신도시로 경기 남양주, 하남, 과천 및 인천 계양 일대를 지정하고 총 12만2000가구를 공급하기로 발표한 이후 시장의 시선은 자연스레 내년 상반기 내 공급될 남은 물량 11만 가구에 쏠리고 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에도 이번 2차 공급 방안처럼 신도시를 중심으로 하고, 중소택지를 혼용해 공급 계획에 나설 방침이다.
건설·부동산 업계에서 내년 상반기 3기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들은 경기 광명·시흥, 고양, 김포 등지다.
무엇보다 광명·시흥지구는 아직도 유력한 3기 신도시 후보지로 손꼽힌다. 부지 규모로나, 입지로나 정부가 제시한 3기 신도시 조건에 부합하는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정부가 당초 이곳 1736만㎡ 부지를 보금자리주택지구로 개발하려 했던 점, 이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서 해제돼 사업 속도가 가속화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점, KTX를 비롯한 광역 교통망이 이미 형성돼 있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일대는 여전히 유력한 후보지라는 평가다.
개발 정보가 유출돼 사실상 지정 대상에서 제외됐던 고양시 원흥지구 및 삼송지구 인근 화전동도 다시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3기 신도시 발표 전에 유출 여파로 홍역을 치렀던 과천 일대가 예상을 깨고 신도시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일대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되면 높은 인구밀도를 보이는 서울 서북권 일대의 수요를 분산하는 데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이 밖에 전체 면적 25.4㎢ 규모의 김포시 고촌읍 일대도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다만 이 일대는 이미 2기 신도시인 김포한강신도시가 가깝고, 이번에 지정된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도 멀지 않은 점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업계는 3기 신도시의 경우 정부가 계획한 총 4~5곳의 물량 중 이미 4곳이 공개됐고, 이번에 일거에 12만 가구 이상의 물량이 쏟아진 만큼 사실상 내년 상반기 1~2곳 선에서 추가 확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번 3기 신도시도 1~2곳만 공급될 계획이었지만 당초보다 2배 이상 늘었고, 국토부도 향후 신도시 선정 지역이 얼마나 될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어 2곳 이내로 속단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신도시 선정에 있어서 핵심은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는 것"이라며 "많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도시 선정에 나설 것이다. 2곳인지, 3곳인지 지정 개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기존 1기, 2기 신도시 모두 서울 반경을 중심으로 골고루 분배돼 선정됐던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3기 신도시가 수도권 동부 방면으로 치우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광명·시흥 등 서부 일대 지역의 신도시 조성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김정희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 역시 "3기 신도시가 너무 동부 측으로 치우치지 않았느냐는 이야기가 있지만, 수도권에 총 30만 가구가 공급된다. 지금 편중 여부를 판단하긴 다소 이른 감이 있다"며 국토부가 신도시의 균형 배분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궁극적으로 신도시 지역은 서울을 중심으로 골고루 포진되는 경향을 보여왔다. 광명·시흥 등은 이미 그린벨트가 해제됐다는 이점까지 있어 계속 물망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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