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 절반은 가족·연인 손에 죽었다...'등촌동 살인사건'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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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18-12-21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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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촌동 살인사건' 등 가족·연인의 여성 살해 늘어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등촌동 전처 살인사건'으로 기소된 김모씨(49)에 대해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여성이 가족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사건이 이전에도 드물지 않게 벌어졌다는 통계가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등촌동 살인사건'이 불거지면서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여성폭력 근절을 위한 유엔 국제기념일’을 맞아 펴낸 ‘2018 여성의 젠더 기반 살해에 관한 보고서’ 내용이 눈길을 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에서 살해당한 여성 8만7000명 가운데 58%인 5만명가량은 가정폭력·데이트폭력의 희생자였다. 이 가운데 3만명은 연인이나 배우자에 의해, 2만명은 기타 가족 구성원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살인사건 피해율 자체는 남성(80%)이 여성(20%)보다 많았으나, 연인이나 배우자, 혹은 기타 가족 구성원에 의해 살해당한 경우는 여성이 64%로 남성(36%)보다 훨씬 높았다. 가해자가 연인이나 배우자인 경우 여성 피해율은 82%까지 올랐다.

연인이나 배우자, 가족에게 살해된 여성이 가장 많은 나라는 아시아(2만명)였다. 아프리카(1만9000명), 아메리카(8000명), 유럽(3000명), 오세아니아(3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이런 종류의 살인은 우발적인 행동이 아닌 '젠더폭력이 누적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신고 비율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사망자 수는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등촌동 살인사건의 가해자인 김씨는 지난달 10월 22일 오전 4시 45분께 등촌동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 부인 A씨(47)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수년간 A씨를 지속적으로 폭행했고 처형 등을 흉기로 협박해 A씨의 거처를 묻는 등 잔혹행위를 일삼아왔다.

김씨에 대한 1심 선고는 내년 1월25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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