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을 놓고 벌어진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shutdown·업무정지)’이 미·중 무역협상의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미국의 셧다운이 1주 이상 지속될 경우 미·중 무역협상은 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데보라 엘름 아시아무역센터 집행 이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중 무역분쟁의 현안은 산적한데 셧다운으로 미국 공무원들이 일을 하지 않는다면 실제 협상 기간은 단축되고, 협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역전쟁을 벌여온 미국과 중국은 지난 1일 정상회담에서 90일간 휴전을 선언하며 내년 3월 1일까지 무역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내년 1월 중 협상을 위한 회담을 열기로 발표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연방정부가 21일(현지시간) 사실상 셧다운에 들어갔다. 게다가 상원의 다음 본 회의는 오는 27일로 잡힌 상태로, 극적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 한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엘름 이사는 “셧다운이 장기화되면 1월 계획된 회담이 늦춰지거나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 과거 셧다운 사태가 무역협상에 영향을 끼친 사례도 있다. 지난 2013년 10월 미국 연방정부의 16일간 이어진 셧다운으로 당시 발리에서 열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순연된 바 있다.
다만 1월 협상의 연기가 미·중 무역협상 전체 내용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SCMP는 전문가를 인용해 “이미 중국과 협상에 대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입장은 분명하게 정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셧다운이 아니더라도 크리스마스와 중국의 설 연휴 등을 감안했을 때 90일간 협상 일정은 본래 빡빡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전화 통화 등을 통해 본격적인 협상을 위한 사전 접촉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8일 언론 인터뷰에서 "내년 1월 중국과 회담을 개최하는 것을 계획 중"이라며 "중국 측과 최근 수 주간 수차례 전화 협의를 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도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에서 1월 미·중 회담과 관련한 질문에 "확실히 그러한 계획이 있다"면서 "중국과 미국은 협상 진전상황에 따라 언제든 대면·통화 등에 나설 것이며 양국 정상이 합의한 내용을 착실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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