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최선 아닌 차선을 택한 서민금융지원 개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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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8-12-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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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서민금융상품을 대수술했다. 4대 정책금융상품의 금리를 인상하고 지원 대상을 저신용자(7~10등급) 위주로 개편하는 게 핵심이다. 이는 지금까지의 기조와는 사뭇 다르다. 
 
2008년 미소금융이 등장한 후 당국은 필요에 따라 서민금융을 이용할 수 있는 기준을 완화하거나 대출금리 부담을 줄여주는 방식으로 개선해왔다. 좀 더 많은 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서민금융정책에서 서민들을 배격하는 결과를 낳았다.

서민금융상품은 민간 금융사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취약차주를 위한 것이다. 그러나 2016~2017년 4대 정책서민금융상품(미소금융·햇살론·바꿔드림론·새희망홀씨) 대출자 중 8등급 이하는 9.2%에 그쳤다. 중신용자들이 서민금융상품을 독식하면서 저신용자들이 밀려났다.
 
서민금융 공급액은 증가 추세다. 2012년 3조6000억원이었던 서민금융 공급액은 현재 7조원 수준까지 확대됐다. 7조원은 전라북도 1년 예산과 맞먹는다. 그렇다면 서민금융 지원금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전액 금융사들이 출연하고 있다. 서민금융 재원을 전적으로 금융사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예산안에 서민금융지원 목적으로 2200억원을 요청했지만 국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그럼에도 금융위는 기존 재원에 더해 매년 금융권에서 3000억원 수준을 출연하면 서민금융 공급이 차질 없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돈은 금융사들이 내고 생색은 정부가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금융사들의 출연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과거 국민의 세금인 공적자금 투입 등과 관련이 있다. 또 리스크가 높은 저신용자를 외면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도 금융사의 책임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의 서민금융지원은 명백하게 한계가 있다. 금융당국도 이에 대해 이견이 없다. 하지만 현재로서 금융사에 출연금을 강제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는 상황이다.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서민금융상품을 진짜 '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뿐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정부의 서민금융 지원체계 개편 방안은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고 볼 수 있다. 관건은 실제 서민들에게 금융지원이 이뤄지느냐일 것이다.

그럼에도 결국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현재 정책금융이 맡고 있는 역할을 민간시장에 순차적으로 이양해 시장 기능에 따라 저신용자를 소화해 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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