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019년을 맞이해 신년사를 발표하며 경제 활성화에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10대 혁신도 예고했다.
28일 박 시장은 이 같은 포부를 밝히며 "앞으로 서울시를 그냥 서울시가 아닌 '경제특별시'라고 불러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이날 박 시장은 "경제에 비상경고등이 켜져 있다"며 "앞으로의 전망도 결코 밝지 않다"고 운을 뗐다. 불균형과 불평등이 일상이 되고, 저성장의 고착화와 더불어 저출생·고령화마저 본격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경제정책의 수단은 제한돼 있고 수많은 규제와 권한의 한계로 지방정부가 경제를 성장시키고 활성화시키는 덴 명확한 한계가 있다"면서도 "한국의 어려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서울부터 시작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박 시장은 이를 위해 "정부가 약속대로 2인의 부시장 자리를 추가로 만들어 준다면, 기업 출신 경제전문가를 그 중 한 명으로 임명할 것"이라면서 "경제전문 부시장으로 하여금 서울의 경제정책과 기업지원정책을 총괄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아울러 경제 활성화를 위한 '박원순의 10가지 생각'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박 시장의 10대 실행과제는 △혁신성장 거점 구축 △도심제조업 활성화 △혁신창업 △사람에 대한 투자 △기업활동 지원 △공정경제·경제민주화 △자영업 지원 △새 경제모델 창조 △내부로부터의 혁신 △실용과 현장 등이다.
10가지 실행과제 가운데 박 시장이 가장 강조한 부분은 기업,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다. 그는 "우리 경제는 대기업 중심의 원가주도형·투자주도형 성장을 넘어 중소기업 중심의 혁신주도형 성장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정부와 함께 중소기업을 위한 R&D를 대폭 늘리겠다"고 말했다.
또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며 "중소기업, 중견기업이 대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혁신성장의 성과가 보다 공평하게 사회 전체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같은 맥락에서 박 시장은 자영업 구제도 주요하다고 봤다. 박 시장은 "한국경제의 약 30%를 차지하는 자영업은 우리경제의 허리"라며 "유급병가제 도입, 고용보험료 지원을 통해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드리겠다"고 전했다.
이어 "상가임대차 보호범위 확대를 위한 환산보증금의 단계적 폐지, 서울시가 앞장서서 시작한 제로페이 또한 정부와 함께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기존 기업뿐 아니라 '창업'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혁신창업으로 서울의 경제지도를 바꿀 계획"이라며 "미국, 중국, 영국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은 이미 일자리의 대부분을 혁신창업을 통해 창출하고 있는데 지난 20년간 한국의 10대 기업은 바뀐 게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혁신창업을 활성화시킬 방안으로 창업인프라 확대·강화를 다짐했다. 현재 40여 곳에 불과한, 서울시가 운영하는 창업공간을 100여 곳으로 늘린다는 복안이다. D-CAMP와 구글의 서울 글로벌 창업캠프, WEWORK와 같은 민간 창업공간을 유치하고 미국의 실리콘벨리, 중국의 중관촌, 이스라엘의 창업기관들과 협력하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아울러 1조2000억 규모의 서울미래성장펀드를 조성해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서울형 혁신성장기업 2000여곳에 투자하고 해외 펀드도 직접 나서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울을 4차산업 활성화를 위한 ‘공공테스트베드’로 만들어 혁신생태계를 만들고 서울이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창업도시가 되는 꿈을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시장은 이런 혁신을 이뤄내기 위해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며, 혁신을 이끌어갈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프랑스 에꼴 42’와 같은 혁신학교를 만들어 향후 4년간 5000명 이상의 글로벌 리더급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우수한 인재들이 기업으로, 창업으로 날아오를 수 있도록 서울시와 대학 간 상설협력기구 구성을 통해, 스펙으로 평가받는 인재가 아닌 기업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지역 간의 협력, IT. BT. NT의 융합, 기술과 인문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경제모델을 끊임없이 창조해 나가야 한다"며 "이런 변화와 창조가 서울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제적 수준의 해커톤과 창업경진대회를 서울에서 열겠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돌이켜 보면 우리 경제가 어렵지 않은 적은 없었지만 위기 때마다 우리는 함께 단결했고 도전했으며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발전시켜 왔다"며 "시민의 삶을 바꾸는 10년 혁명의 완성을 위해 함께 가자"고 말을 맺었다.
◆ 다음은 박 시장의 신년사 전문.
새로운 생각이 새로운 경제를 만듭니다
- 경제를 살리는 박원순의 10가지 생각
1.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서울시 가족 여러분,
2011년, ‘시민이 시장입니다’ 라는 약속을 가슴에 품은 채,
첫 출근을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만으로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난 여정을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습니다.
지난 7년간 서울은 사람으로, 돌봄으로, 노동존중으로, 마을로
혁신했고, 그만큼 사람 사는 세상으로 바뀌었습니다.
개발과 성장에 밀려나 있던 ‘사람’이 시정의 중심에 서고,
각자가 감당해야만했던 삶의 무게를 서울시가 함께 짊어지고,
시민과 함께 나누는 구조로 변화시켜왔습니다.
지난 5월 도시의 노벨상이라고 일컬어지는 싱가포르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은 우리 서울이 세계 최고 도시가 되었다는 상징적 사건이었습니다.
이 모든 변화의 주인공은 천만시민 여러분입니다.
여기 계신 서울시 가족들 또한 큰 힘이 됐습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2.
경제가 어렵습니다.
민생이 어렵습니다.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삶엔 비상경고등이 켜져 있습니다.
소득의 격차는 벌어지고, 불균형과 불평등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도 결코 밝지 않습니다.
심각한 소득불균형, 저성장의 고착화와 더불어
저출생·고령화 같은 미래의 도전마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자영업은 벼랑 끝에 몰려 있습니다.
청년들은 인생의 가장 빛나는 시간을 취업을 위해 도서관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저출생과 여성의 경력단절은 우리경제와 다가올 미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해 우리는 어렵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힘겨운 현실을 인정하는 용기와, 잘못해온 부분에 대한 자성이야말로 바로 대한민국 경제를 제대로 살리는 시작입니다.
돌이켜 보면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우리경제는 다가올 미래를 준비할 새로운 대안을 찾지 못했습니다.
여전히 대기업중심의 패러다임에 갇혀 있으며, 성장의 과실은 일부에게 더욱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난 세월동안 우리는 성장의 새로운 모멘텀을 창출하지 못하고,
추격형 경제로부터 혁신적 경제로의 전환을 이룩하지 못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사람중심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산업정책의 전환, 제조업의 르네상스를 주도하기 위해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망가진 경제시스템이 점차 정상화되고 활력을 찾아갈 거라 우리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 서울도 적극 협력하고 상생하겠습니다
3.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서울시 가족 여러분,
대한민국의 어려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서울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물론 경제정책의 수단은 제한되어 있고 수많은 규제와 권한의 한계로
지방정부가 경제를 성장시키고, 활성화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하지만, 어려운 길이라고 출발조차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효과가 적을 거라고 도전자체를 망설일 수는 없는 법입니다.
서울시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권한과 역량을 총동원하여
경제의 성장, 도심산업의 활성화, 혁신창업에 집중하겠습니다.
중앙정부가 시작한 경제중심 정책에 적극 협력하면서 동시에 중앙정부에 규제혁파를 요청하고, 재정을 요구할 것입니다.
경제 살리는 일에 중앙정부, 지방정부가 따로 있지 않습니다.
4.
서울에서 기업이 성장하고, 창업이 활발해 지며, 이를 통해 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본격적인 혁신성장거점 구축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거대한 혁신 생태계 조성을 통해 서울과 대한민국의 성장 모멘텀을 만들겠다는 것이 우리경제를 바꾸는 박원순의 첫 번째 생각입니다.
저는 이미 지난해 신년사를 통해 혁신성장의 6대 거점별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마곡의 융복합 R&D 클러스터, 상암 미디어시티 프로젝트, 홍릉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 창동의 음악산업, 개포의 디지털 클러스터, 양재의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하는 R&CD 클러스터,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를 능가할 영동국제교류복합지구 등이 그것입니다.
이제 좀 더 속도감 있는 추진을 통해, 상암과 마곡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홍릉·창동·개포·양재·영동지구 클러스터를 본격화하겠습니다.
서울의 오랜 자부심이면서도 그동안 쇠퇴와 노후화를 겪어온 도심산업을 21세기의 새로운 비전과 콘텐츠로 혁신하겠다는 것이 저의 두 번째 생각입니다.
도심 제조업은 시대에 뒤처지는 산업현장이 아닌 혁신을 꽃 피울 잠재력을 품고 있는 소중한 혁신현장입니다.
세상의 기운을 모아내는 다시세운프로젝트, 동대문의 패션상가, 종로 2.3가의 보석거리, 동대문의 한방거리, 중구의 인쇄골목, 용산의 전자상가, 장안평 중고차타운 등이 바로 이러한 혁신현장입니다.
나아가, 스마트 앵커를 통해 도심지역 내 흩어져 있는 영세 제조업체와 소공인 들을 한 곳에 모아 산업시너지를 높이겠습니다.
세월의 흐름이 시대의 뒤처짐이 아닌, 연륜의 증거가 되고
그렇게 축적된 시간위로 청년의 아이디어를 더하겠습니다.
쇠퇴해가는 도심 제조업의 겨울이 이제 생명의 꽃이 피어나는 혁신의 봄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5.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서울시 가족 여러분,
서울의 경제지도를 바꿀 저의 세 번째 생각은 바로 혁신창업입니다.
지난 20년 간 대한민국의 10대 기업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은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10대기업 중 절반이 새롭게 진입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은 이미 미국 미래 먹거리의 중심축입니다.
중국 역시, 베이징 중관촌 창업거리를 중심으로 중국 최대 인터넷 포탈인 ‘바이두’나 세계 최대 온라인 게임회사 ‘텐센트’와 같은 기업들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런던은 ‘테크시티’를 표방하고, 정부산하기관인 테크시티 투자청을 통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세계 주요 국가들은 이미 새로운 일자리의 대부분을
혁신창업을 통해 창출하고 있습니다.
우리경제의 대안을 혁신창업에서 찾겠습니다.
우리경제의 내일을 위해 일자리를 만드는 기술을 지원하고,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에 투자하겠습니다.
서울을 창업이 강물처럼 흐르고 들꽃처럼 피어나는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①무엇보다도 창업인프라를 확대하고 강화하겠습니다.
현재 40여 곳에 불과한, 서울시가 운영하는 창업공간을 100여 곳으로 늘리겠습니다.
서울시가 만들어둔 서울창업허브, 서울혁신파크 등은 이미 세계적인 창업공간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동네마다 창업을 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둥지를 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D-CAMP와 구글의 서울 글로벌 창업캠프, WEWORK 와 같은 민간 창업공간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미국의 실리콘벨리, 중국의 중관촌, 이스라엘의 창업기관들과 적극 협력하겠습니다.
또한 창업기업에 대한 든든한 뒷받침을 강화하겠습니다. 1조2천억 규모의 서울미래성장펀드를 조성하여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서울형 혁신성장기업 2천여 곳에 투자하겠습니다. 해외 펀드도 제가 직접 나서서 유치하겠습니다.
② 서울을 4차 산업 활성화를 위한 ‘공공테스트베드’로 만들어 혁신생태계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서울시가 직접 혁신기술의 테스트베드가 되어 신기술 검증을 지원하고, 서울시가 육성하는 스타트업이 글로벌스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 상품화, 홍보,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전 과정에 걸친 맞춤형 지원에 나서겠습니다.
전 세계 57개 도시에 서울의 경험을 수출하고 있는 도시경험해외수출단(SUSA)의 노하우를 활용해, 우리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의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③서울이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창업도시가 되는 꿈을 실현하겠습니다.
실리콘벨리는 전 세계에서 모여든 인재들이 만든 거대한 혁신의 생태계입니다. 베를린은 지금 수많은 유럽의 청년들이 국경을 넘어 창업을 위해 몰려들고 있습니다.
서울을 아시아지역의 창업을 꿈꾸는 청년 기업가들에게 꿈과 선망의 도시가 되도록 만들겠습니다.
얼마 전 법무부장관과 서울에서 창업을 꿈꾸는 외국인의 비자면제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성공가능성이 높은 외국인 창업자를 위해 주거공간과 창업공간을 지원하는 원스톱시스템도 만들겠습니다.
6.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서울시 가족 여러분,
경제를 살릴 박원순의 네 번째 생각은 사람에 대한 투자입니다.
경제도 혁신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서울시의 야심찬 계획을 가장 잘 실현할 전략은 바로 사람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인재는 혁신의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혁신을 이끌어갈 ‘융합형 인재’입니다.
이러한 인재를 양성할 ‘프랑스 에꼴 42’와 같은 혁신학교를 만들겠습니다.
이를 통해, 향후 4년간 5천명 이상의 글로벌 리더급 인재를 길러내겠습니다.
나아가 우수한 인재들이 기업으로, 창업으로 날아오를 수 있도록 서울시와 대학 간 상설협력기구 구성을 통해, 스펙으로 평가받는 인재가 아닌 기업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기업가정신의 또 다른 말은 도전정신입니다.
서울에 살고 있는 모든 시민들이, 서울을 꿈꾸는 전 세계 모든 인재들이 언제든지 도전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만들겠습니다.
7.
경제를 살리는 다섯 번째 생각은 기업을 돕는 것입니다.
기업은 경제활동의 주축입니다.
고용을 창출하고, 국부를 축적하고, 경제를 돌리는 엔진입니다.
국가와 지방정부가 해야 할 가장 큰 과제 중의 하나는 기업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수익을 많이 내고, 공정한 세금을 납부하며, 미래의 먹거리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려하는 것입니다.
서울시는 경제를 살리고, 청년을 고용하고, 미래에 투자하는 기업가라면 그 누구라도 적극 도울 것입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보다 더 큰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특히 1300여개에 이르는 서울의 중견기업들이 대기업으로 날아오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은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파악하여 맞춤형 지원방안을 강구하는 일입니다.
우리 경제는 기존의 대기업중심의 원가주도형·투자주도형 성장을 넘어 중소기업중심의 혁신주도형 성장전략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정부와 함께 중소기업을 위한 R&D를 대폭 늘리는 등의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더 나아가 외국기업들도 적극 유치하겠습니다. 지난 2016년 서울시는 이미 95억 달러라는 사상 최고의 외자유치를 달성한 바 있습니다. 임기 중에 이 기록을 다시 경신하기 위해 외국기업과 외국인이 살기 좋은 매력 있는 도시로 기필코 만들겠습니다.
그리하여 보다 더 많은 기업이 탄생하고, 보다 더 높이 성장하고, 보다 더 크게 성공하는 서울시를 만들겠습니다.
8.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서울시 가족 여러분,
우리경제를 살리는 여섯 번째 생각은 바로 공정경제 실현과 경제민주화 강화입니다.
서울시는 이미 ‘모두를 위한 경제’, 이른바 ‘위코노믹스 WECONOMICS’ 를 주창하고 실현해 왔습니다.
대기업의 발전, 중소기업의 성장, 노동존중사회, 경제민주화와 공정경제는 바로 겨울의 춥고 거친 날씨를 헤치고 나아갈 튼튼한 사륜구동의 네바퀴입니다.
그 비전과 방향은 추호의 흔들림 없이 추진될 것입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경제로 가는 가장 큰 장애물은 99:1의 사회로 일컬어지는 심각한 불평등입니다. 새로운 경제의 패러다임은 바로 이러한 불평등을 시정하고 균형잡힌 경제, 공정한 경제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혁신성장을 위해 공정경제는 필수입니다.
중소기업, 중견기업이 대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혁신성장의 성과가 보다 공평하게 사회 전체로 확산될 수 있도록,
경제민주화도 더 강력하게 추진하겠습니다.
9.
삶의 벼랑 끝에서 고통 받고 있는 자영업을 구조하는 것은 가장 급박한 우리의 과제입니다.
자영업 구제, 이것이 바로 저의 일곱 번째 생각입니다.
한국경제의 약 30%를 차지하는 자영업은 우리경제의 허리입니다.
마을과 골목이 살아나야 대한민국의 경제가 탄탄해집니다.
자영업자의 수익을 높이고, 사회안전망을 키우겠습니다.
공들여 열심히 키운 내 가게가 턱없이 높아진 임대료 때문에
문 닫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유급병가제 도입, 고용보험료 지원을 통해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드리겠습니다.
자영업자가 성장하고 혁신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자영업의 역량을 높이는 정부의 8대 핵심 정책과제를 뒷받침하겠습니다.
상가임대차 보호범위 확대를 위한 환산보증금의 단계적 폐지, 서울시가 앞장서서 시작한 제로페이 또한 정부와 함께 반드시 성공시키겠습니다.
10.
존경하는 서울시민여러분, 사랑하는 서울시 가족 여러분,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경제가 필요합니다.
이미 대한민국 경제는 추격형 경제로는 전망이 없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남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새로운 경제모델을 창조하고, 혁신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혁신경제를 위한 박원순의 여덟 번째 생각은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경제모델의 창조입니다.
스위스의 프라이탁이라는 회사는 폐자재를 활용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물건을 생산합니다. 고가 임에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이미 업사이클산업, 수제화 등 핸드메이드 경제는 하나의 대안이 되었습니다.
프랑스 경제의 20%를 차지하는 사회적 경제 역시 세계 곳곳에서 주류경제의 일부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소유의 시대가 저물고 공유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모든 사람들이 초대되어 함께 창조적 활동을 벌이는 플랫폼기업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파편화되고, 분산되고 복잡한 현대사회가 갖고 있는,
서로 다른 분야에 진입하기 힘든 높은 벽을 허무는 융복합과 연결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지역 간의 협력, IT. BT. NT의 융합, 기술과 인문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경제모델을 끊임없이 창조해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와 창조가 서울에서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국제적 수준의 해커톤과 창업경진대회를 서울에서 열겠습니다.
새로운 흐름과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야말로
서울과 대한민국이 남을 따라가는 추격형 경제가 아닌
맨 앞에 앞장서서 세계를 이끄는 혁신형 경제를 만드는 길입니다.
11.
혁신경제로 나아갈 아홉째 생각은 반성과 성찰, 그리고 서울시 내부부터 시작하는 혁신입니다.
그동안 우리 대한민국은 엄청난 자금과 재정을 중소기업, 전통시장, 창업에 쏟아 부어 왔습니다. 어떤 나라보다도 더 많은 지원정책을 펼쳤음에도 왜 우리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는지, 왜 다수의 글로벌 유니콘기업이 생기지 못했는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대한민국의 R&D 규모는 GDP 대비 4.5%로 전 세계 1위를 자랑합니다.
그러나 공공 R&D기관들의 기술이전과 산학협력정도는 세계 26위에 불과합니다.
관료적 접근과 지나친 규제, 현장 소통의 경시, 새로운 현상과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몰이해에 대해 우리는 반성해야 합니다.
수요자중심이 아닌 공급자 중심의 경제정책이 아니었는지 성찰해야 합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먼저 서울시부터, 우리부터 혁신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정부가 약속대로 추가로 2인의 부시장 자리를 만들어 준다면 그 중 한명은 반드시 기업출신 경제전문가를 임명하겠습니다.
경제전문 부시장으로 하여금 서울의 경제정책과 기업지원정책을 총괄하도록 하겠습니다.
서울시는 앞으로 기업을 지원하는 경제정책의 기둥을 세우고, 그 정책의 성과목표를 엄밀히 평가하여 오류와 실수를 시정해 나가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업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피드백 하겠습니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정책들이 제대로 집행되는 서울시를 만들겠습니다.
예산이 가장 효율적으로 집행되고 1을 투자해 100의 경제효과를 내게 하겠습니다.
서울시민여러분,
앞으로 서울시를 그냥 서울시라고 부르지 마십시오.
경제특별시라고 불러주십시오.
12.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서울시 가족 여러분,
과거 중국의 등소평은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잡으면 된다”는 이른바 흑묘백묘 이론을 통하여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었고, 오늘날 중국이 글로벌경제대국 2위에 오르게 했습니다.
지금 우리 경제와 민생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 역시,
실용과 현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껏, 실용을 중시하는 철학, 혁신가적 전략과, 기업가적 도전의식을 늘 마음에 품고 행동해 왔습니다.
사람들이 저를 좌파라 공격할 때 서울시장인 나는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니고 오직 시민파라고 대응했습니다.
저는 과거 기업가정신으로 아름다운가게를 3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아시아 최고의 사회적 기업으로 키운 바 있습니다.
저는 과거 ‘21세기 실학운동’을 통해 희망제작소를 대한민국 최고의 싱크탱크로 만든 경험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 바탕을 둔 실용적 비전과 전략, 그리고 행동입니다.
이러한 다짐으로, 오늘 시무식이 끝나는 대로 양재 R&D혁신허브 입주 기업을 만나러 갑니다. 여과 없이 기업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겠습니다.
이제 기업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기업을 찾아 나서겠습니다.
7년 전 처음 시장이 되었을 때의 초심 그대로 다시 현장으로, 시민의 삶터로 달려가겠습니다.
시민의 절박한 요구가 있는 곳이라면 누가 무슨 소리를 하든, 그곳이 어디든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절박한 민생의 현장에서, 새로운 혁신과 도전이 이루어지는 그곳에서 혁신시장실을 가동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현장은 서울의 경제를 살리는 저의 열 번째 생각입니다.
13.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서울시 가족 여러분,
모두가 한국경제의 어려움을 이야기 합니다.
경제가 앞으로 더 성장하고 발전할 것인가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 또한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낙관의 편에 서겠습니다.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 경제가 어렵지 않은 적이 있었습니까?
위기 때 마다 우리는 함께 단결했고 도전했으며, 용감하게 이겨냈습니다.
오히려 그런 위기를 맞을 때 마다 우리는,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발전시켜 왔습니다.
그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역사는 늘 긍정과 낙관의 편에 서서 과감하게 도전하는 자의 편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긍정과 낙관이 바로 우리경제를 희망으로 바꾸는 최고의 전략입니다.
시민들을 긍정과 낙관, 도전과 용기로 무장하게 하는 것이 경제를 살려내는 특효약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함께 힘을 내어 이 도전과제들을 해결해 나갑시다.
앞으로 제 임기동안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에 온 힘을 다하며,
더 깊은 변화, 더 넓은 변화, 더 오래가는 변화를 만들겠습니다.
보다나은 내일을 향한 수많은 질문과, 전환의 길목에서
언제나 답은 ‘시민’이었습니다.
저 박원순에겐 천만의 시민이 있습니다.
시민의 삶을 바꾸는 10년 혁명의 완성을 위해 함께 갑시다.
감사합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