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인사에 대한 위성호 신한은행장의 발언은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당국은 은행장 인선에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신한금융 내부적으로도 주요 주주와 미리 논의된 사안임에 따라 '제2의 신한사태'와 같은 권력 싸움은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신한금융그룹의 CEO 인사에 대해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내부 결론을 내렸다.
금감원은 지난 27일 "신한금융지주의 인사 잡음과 관련해 최고경영자(CEO) 견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검사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금융위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면 민간 금융회사의 내부 인사에 관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21일 신한은행을 포함한 7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위성호 행장은 인사에 대한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차기 행장 인사를 낸 건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위 행장은 지난 26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신한 5개 주요 자회사의 CEO들은 회장 후보군으로 육성되고 있는데 이번에 회장 후보군 5명 중 4명이 퇴출됐다"며 "시기도 그렇고 갑작스럽게 통보받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강경한 발언 이후 위 행장이 인사 불복을 하지 않은 것은 절차적 하자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인사는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와 이사회에서 논의를 통해 이뤄졌다. 형식을 갖춰 재일교포와 BNP파리바 등 주요 주주의 의사를 반영했다는 의미다. 주요 주주들이 세대 교체를 강조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뜻을 함께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위 행장이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자리라는 큰 그림을 위해 한 발 물러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위 행장이 "할 말은 많지만 조직의 안정을 위해 말을 아끼고 싶다"며 "앞으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이번 인사를 진행한 자경위와 차기 회장 후보를 뽑는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의 구성원 중 사외이사 2명이 양쪽 모두에 포함돼 있다. 차기 회장을 노리는 위 행장이 섣불리 불만을 표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한편,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0년 3월까지다. 내년 12월에 신한금융지주 차원에서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가 꾸려져 2020년 1월부터 차기 회장 선임절차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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