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중진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한반도 통일시대를 대비해 '남북 표준화' 작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설 의원은 집권 여당 최고위원으로서 한반도 평화에 앞장서고 있다.
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70년 넘는 분단 세월만큼 언어는 물론 각 산업 분야에서 단위, 규격, 산업 기술·용어, 통신·신호 체계 등 이질화가 심화됐다”며 “앞으로 다가올 한반도 평화와 경제번영시대를 준비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북 표준화 작업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와 관련이 없어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지금부터 추진하면 3~4년 안에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설 의원과 우상호 의원이 공동 대표로 있는 ‘한반도 경제 문화 포럼’은 오는 29일 토론회를 열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설 의원은 지난해 8·25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된 뒤로 남북 관계와 관련한 일을 맡아서 해오고 있다. 그는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한반도 평화 국민운동’을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가능하게 한 촛불운동처럼,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나서 남북 관계의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설 의원은 지난 2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의 망언에 ‘직격탄’을 날려 주목을 받았다. 이씨는 한 인터넷 보수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주의의 아버지는 전두환”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그는 당시 최고위 회의에서 “역사의 단죄를 받아도 시원찮을 판에 당사자가 감히 민주주의를 운운하며 실성에 가까운 망언을 한 데 대해 광주항쟁의 원혼들을 대신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 의원이 그 누구보다 분노한 이유는 바로 그가 전두환 신군부에 의한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1980년 신군부에 의한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에 연루돼 고문을 당했다. 징역 7년을 선고받고 5년간 감옥생활을 해야 했다. 그의 나이 27살 때다.
그는 “죽음의 고통에 버금가는 고문을 당했지만 나 자신의 부덕이라고 생각하며 용서하고자 했다”며 “그러나 그 용서가 지극히 잘못됐다. 용서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 사건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났고, 출소 후 김 전 대통령의 비서로 일을 시작했다. 그렇게 ‘동교동계’ 막내가 됐다. 당시 호남 일색인 동교동계에서 경남 마산 출신인 설 의원은 큰 주목을 받았었다.
15대 총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서울 도봉을에 출마해 당선됐고, 같은 지역구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17·18대에 낙선했다가 19대 총선에서 경기 부천 원미을로 지역구를 옮겨 다시 원내에 입성했다. 20대 역시 부천 원미을에서 당선됐다.
설 의원은 최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노영민 중국대사와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4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노 대사는 대단한 사람이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데 나이는 나보다 몇 살 어리지만 친구로 지낸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민주화 운동을 참 대차게 했다”며 “시인이고 미술에 해박하다. 노무현 대통령 선거 때에는 실질적인 지휘를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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