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8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후임에 노영민 주중국대사를 임명했다. 또 청와대 정무수석에 강기정 전 국회의원(55)을, 국민소통수석에 윤도한 전 MBC 논설위원(58)을 각각 발탁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20개월 만에 청와대 참모진을 교체하면서 집권 중·후반을 이끌어갈 제2기 진용이 갖춰졌다.
특히 '원조 친문' 인사로 꼽히는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과 강기정 신임 정무수석을 참모로 기용,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이는 집권 3년 차를 맞아 흐트러진 여권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고, 정책성과를 내기 위한 강력한 국정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임종석 실장은 노 신임 비서실장 발탁 배경에 대해 "국회에서 다년간 신성장산업 포럼을 이끌며 만든 산업·경제계 등 각계 현장과의 풍부한 네트워크 및 소통 능력이 강점이며,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포용 국가의 기틀을 다져야 할 상황에서 비서실을 지휘할 최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충북 청주가 고향인 3선 국회의원 출신의 노 실장은 1999년 새천년민주당 창당준비위원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민주당 소속으로 17∼19대 국회에서 내리 3선을 지내며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 계열의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에서 사무총장을 맡는 등 당내 기반을 닦았다.
2012년 대선 때 문 대통령의 비서실장, 2017년 대선 때는 조직본부장을 맡아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문 대통령은 2015년 더불어민주당 2·8 전당대회에 출마했을 때 라디오 토론회에서 '주요 정치현안을 누구와 상의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노영민 의원과 상의한다"고 답한 일도 있다.
노 신임 실장은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도 거론됐으나, 탕평 의미를 살리자는 의미에서 친문 인사들이 ‘청와대행’을 모두 포기함에 따라 2017년 10월 주중 대사로 임명돼 출국했다.
노 실장은 이날 인사 발표 후 소감에서 "저는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두렵기도 하다"며 "그 부족함을 경청함으로써 메우려 한다. 어떤 주제든, 누구든, 어떤 정책이든 가리지 않고 경청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강기정 신임 정무수석은 대표적인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정치인으로 3선 국회의원(광주북갑)을 지냈다.
전남대 삼민투(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 투쟁위)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3년7개월간 투옥됐으며, 출소 후 광주를 기반으로 청년·시민 활동을 벌였다.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정책위의장을 지냈고, 민주통합당 최고위원과 국회 공무원연금개혁 국민대타협기구 공동위원장 등도 역임했다. 2017년 대선 때는 문재인 대선캠프에서 중앙선거대책본부 총괄수석부본부장을 맡아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강 신임 수석은 "대통령의 뜻을 국회에 잘 전하고, 국회의 민의를 대통령께 잘 전달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윤도한 신임 국민소통수석은 서울 출신으로 고려대 사회학과를 나와 1985년 MBC 보도국 기자로 입사한 후 30년간 언론계에 몸담은 정통 언론인 출신이다.
윤 수석은 1987년 MBC 노동조합 초기 멤버로 활동했고 경찰청과 검찰청, 대법원, 국회 등을 출입했다. 2009년부터 3년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특파원을 지냈다. 작년에는 MBC 사장 공모에 지원하기도 했다. 이후 MBC 논설위원으로 '100분 토론'을 진행하다 지난해 말 명예퇴직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윤 수석이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가깝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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