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당이 그동안 ‘시장 보수’를 지키는 데 소홀했다. ‘안보 보수’와 ‘시장 보수’의 균형을 맞춰 대안정당의 모습을 갖추겠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취임 한 달을 맞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근로시간 문제 등 잘못된 시장 질서를 바로잡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경제에서라도 ‘이념의 함정’에서 벗어나길 희망한다”면서 △주휴수당을 최저임금 산입항목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 규정의 개정 △업종별 차등 최저임금제 △최저임금 인상의 캡을 씌우는 방안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신속한 현안 대응을 위해 당 정책위원회를 ‘부활’시켰다. 원내대표 경선 때 첫손에 꼽았던 정책 공약이었다. 그동안 당을 지켜보면서 정책 컨트롤 타워의 부재를 실감했기 때문이다.
7개의 정조위는 상임위원회별로 △이채익 의원(제1정조위원장, 법사·행안·운영) △백승주 의원(제2정조위원장, 국방·외통) △추경호 의원(제3정조위원장, 기재·정무·예결) △임이자 의원(제4정조위원장, 산자중기·환노) △경대수 의원(제5정조위원장, 국토·농해수) △김명연 의원(제6정조위원장, 복지·여가) △박인숙 의원(제7정조위원장, 과방·교육·문체)이 각각 맡았다.
나 원내대표는 연말 여의도를 뜨겁게 달궜던 국회 운영위원회와 관련해 “사실관계를 짚고 넘어가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이른바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처리와 운영위 개최를 ‘딜’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운영위 개최는 본회의가 열린 지난해 12월 27일 오전에 민주당과 합의된 사항”이라며 “소위 ‘판’을 깨고 파행을 시키려다가 말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출석하면 바늘과 실처럼 당연히 밑에 비서관들이 나올 줄 알았다”면서 “파행을 시키지 않은 덕에 여러 가지 ‘증거’들이 속기록에 많이 기록된 것이 성과”라고 말했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유치원 3법’에 대한 민주당의 패스트 트랙(신속처리안건)은 ‘묵인’한 것이 맞는다고 밝혔다.
그는 “유치원 3법의 중요한 문제들은 이미 시행령을 통해서 에듀파인(국가회계관리시스템)으로 공개하도록 됐다”면서 “패스트 트랙으로 330일 동안 논의할 시간도 확보했고, 무엇보다 ‘1년 유예기간’이 있다”고 전했다.
나 원내대표는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 관련 특별검사 도입 및 관련 상임위 개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태우 수사관의 개인 문제’라는 수사 가이드라인을 줬다”면서 “발의한 특검법을 통해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세습 의혹 국정조사와 관련해선 “문 대통령의 아들인 문준용씨 채용 의혹 카드도 있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조위 부활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후퇴를 막고 헌법가치를 지키기 위한 5대 정책 중점 특위를 발족하기도 했다.
그는 △재앙적 탈원전 저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특별위원회(정용기·강석호·이채익 공동위원장) △소득주도성장 폐기와 경제 활력 되살리기 특별위원회(김광림 위원장) △문재인 정권의 사법 장악저지 및 사법부 독립 수호 특별위원회(주호영 위원장) △KBS의 헌법파괴 저지 및 수신료 분리 징수 특별위원회(박대출 위원장) △안전·안심 365 특별위원회(김영우 위원장) 등을 신설해 동시다발적인 대여 투쟁 전선을 구축했다.
나 원내대표는 ‘대여 투쟁 전선이 너무 넓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이슈가 곳곳에서 터지는데 야당으로서 하나만 붙잡고 있을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경선 때 이미 112명의 의원들이 ‘전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었다”면서 “하나씩 이슈와 관련된 논의 기구를 띄워놓고 의원들에게 맡길 것은 맡기겠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도 일주일에 한 번꼴로 개최했다. 원내 현안에 대해 지도부가 독단적으로 판단하고 결행하는 것이 아니라 의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 출석한 의원에 한해서 반영한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상임위나 의총에 불참한 의원들의 의견은 물어보지 않고 나온 분들의 의견만 모아 전달하겠다”면서 “의견이 있으면 의총에 나와서 의견을 피력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의총과 관련해 모든 당 소속 의원들의 이름이 들어간 엑셀 시트를 만들었다”면서 “출석 기록을 공천심사위원회에 넘기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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