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업계가 불황을 타개하고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제품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락앤락, 해피콜, 자이글, 리큅 등 주방업계 주요 업체들은 최근 시장을 넓히며 제품을 다변화시키고 있다.
락앤락은 지난해 11월 경기도 안산시에 리빙 매장 '플레이스 엘엘'의 문을 열며 리빙부문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밀폐용기의 강자이지만 생활용품 전반을 다뤄 무인양품같은 라이프스타일 매장을 연상시킨다.
락앤락 관계자는 "기존 밀폐용기뿐 아니라 수납제품과 같은 생활용품, 여행용품, 소형가전 등 카테고리를 다각화하며 종합생활문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락앤락의 베트남 시장 성공 요인 중 하나도 제품 다각화로 꼽힌다. 지난 3분기 기준 베트남 시장의 매출액은 14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0.5% 증가했다. 전통적 강세 품목인 밀폐용기 외에도 생활용품과 소형가전의 매출이 53% 이상 크게 늘어 전체 매출의 67%를 차지했다.
다각화 사례로는 해피콜을 빼놓을 수 없다. 해피콜은 과거 세계 최초로 양면 프라이팬을 출시해 국내 주방용품 대표주자에 올랐다. 이후 양면 프라이팬의 뒤를 이을 후속작이 나오지 않던 중, 2015년 초고속 블렌더 '엑슬림'을 출시하며 돌파구를 찾았다. 엑슬림의 후속모델 '엑슬림Z'를 지난 2017년 출시하며 지난해 10월까지 초고속 블렌더만으로 누적 매출액 29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실속형 브랜드 해피콜 아이디오에서 에어프라이어를 출시하고, 이 밖에도 티포트, 전기그릴 등과 그릴램프와 인덕션을 결합한 'X2 싱크릴'을 연달아 선보이며 주방가전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한 가지 주력 품목만으로는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절박함이 담겨있다. 불경기의 장기화로 전통적 주방용품의 교체주기는 늘어난 동시에 생활수준이 높아지며 트렌드에 민감한 제품군의 유행 주기는 짧아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까지 더해지며 제품 다각화가 필요해졌다.
최근에는 주방가전업계의 자이글과 리큅도 제품 다각화 대열에 합류했다.
자이글은 지난달 뷰티헬스케어 브랜드 ZWC를 론칭했다. 산소케어 뷰티 디바이스 '오투마스크' 등을 선보이며 배우 김아중을 모델로 기용해 공격적 마케팅에 나섰다.
자이글은 적외선 그릴, 리큅은 식품건조기로 시장에 연착륙했으나 기세를 이어갈 후속 제품이 부재해 주력 제품의 판매량이 줄면 기업 전체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리큅은 최근 겨울 계절가전으로 난방기 '히릿'을 출시하며 생활가전에 첫 발을 내딛었다. 기존 주방가전 중심에서 벗어나 소형가전 제품군을 추가하며 내실을 다진다는 각오다. 올 상반기에 히릿의 뒤를 이을 온열 손 안마기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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