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인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탈당을 선언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인 손 의원은 문체위도 “떠나 있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다음 총선도 지역이 어디든 불출마할 것이라고 했다.
손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분신 같은 민주당 당적을 내려놓겠다는 생각은 그리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당에 더 이상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당적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 조사를 통해 그런 사실(목포 부동산 투기)이 밝혀진다면 그 자리에서 저는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다”며 “제 인생을 걸고 모든 걸 깨끗하게 밝히고 다시 제자리에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의원직이나 국회직에 미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맞서 싸우겠단 의지를 강조한 셈이다.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가 당에 대한 비판 여론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손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개인적 친분(숙명여고 동창)까지 거론되면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아울러 문체위 간사를 맡은 그의 친척이 부동산을 소유한 점, 상임위에서 한 발언 등이 부적절하게 비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당내 여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손 의원의 탈당에도 야당의 공세는 더욱 거세졌다. 야당은 손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홍 원내대표의 동행을 꼬집어 ‘뒷배’를 봐준다는 비난도 빗발쳤다.
자유한국당은 손 의원에 대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검찰수사를 받으라”고 촉구했다. 김순례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홍 원내대표까지 기자회견에 참석한 걸 보니 여론의 뭇매를 피해가고픈 민주당과 손 의원 간 모종의 거래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 역시 “최소 29곳이라는데 대체 무슨 변명이 필요한가”라며 “탈당으로 끝내겠다는 뻔뻔하고 오만한 민낯이 부끄럽다. 의원직 사퇴가 답”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목포가 지역구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과도 공방전이 확전되는 모양새다. 초반에는 손 의원을 옹호했던 박 의원이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저수지 물을 다 흐린다”며 손 의원을 공격하면서다.
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목포 바닷가 최고 자리에 고층 아파트 건설 계획을 세웠던 관련자, 박 의원과 함께 검찰 조사를 받고 싶다”며 재개발과 박 의원을 연관시키는 듯한 주장을 펼쳤다. 이어 “배신의 아이콘이자 노회한 정치인을 물리치는 방법이 있거나 박 의원을 상대할 정치인이 눈에 띈다면 제가 그분을 돕겠다”고 저격했다.
한편, 민주당은 손 의원의 결백 호소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냈다. 홍 원내대표가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에 배석한 것도 이 같은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한 것이다. 지난 1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도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손 의원의 탈당 의사를 강하게 만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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