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북·미 양국의 실무협상이 20일(현지시간) 이틀째 진행됐다.
스톡홀름 외곽에 있는 휴양시설인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서 합숙 협상을 하고 있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9일에 이어 이날도 얼굴을 맞대고 2차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막바지 조율에 나섰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2월 말께로 잡히면서 데드라인까지 약 한 달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인 만큼 양 측은 이날 철통 보안 속에서 외부에 두문불출한 채 협상에 집중했다.
이날 오전에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스웨덴 측이 주최하는 국제회의에 참가하는 형식으로 북·미 대표단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스웨덴 외무부 대변인은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가 소규모 국제 전문가들과 함께 북한 최 부상을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후 북·미 대표단은 별도의 양자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서는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 의제및 구체적인 이행 계획과 관련해 양 측의 입장을 설명하고 조율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협상 테이블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북한 핵시설의 동결 및 폐기, 북·미 간 연락사무소 개설,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같은 남북 교류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 등이 올라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북한의 핵연료 및 핵무기 생산 동결을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양측이 합숙 협상을 벌이면서 최대한의 협상 시간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는 데다 이 본부장의 중재자 역할도 주목을 받으면서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
다만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양 측이 '비핵화-상응조치'를 둘러싸고 큰 간극을 드러냈고 아직 조율할 사항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번 2박 3일 일정의 실무협상에서 당장 결실을 맺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때문에 이번 합숙 협상이 연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혹은 이번 실무협상에서 협상의 모멘텀을 마련하고 후속 실무협상을 추가로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번 합숙 협상 이후 차기 협상의 일정과 장소가 발표될지 주목된다. 이번 협상 후 양측이 공동 기자회견을 갖거나 공동 발표문을 내놓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편 NHK에 따르면 일본은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 일본이 배제되는 '재팬패싱'을 피하기 위해 가나스니 겐지 일본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20일 스웨덴에 파견했다. 매체는 겐비 국장이 비건 대표로부터 협상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 부상과의 회동 일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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