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간 레이더 조사-저공비행 갈등과 관련, 일본 정부가 한국 측에 재차 항의하면서 더 이상의 추가 협의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사실상 관련 협의를 중지한다는 방침으로, 상호 비판이 거듭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한일 관계 악화를 막아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21일 성명을 통해 "레이더 조사 유무와 관련, 실무자 협의를 지속하더라도 진실 규명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 같다"며 "국방 당국 간 협의는 이제 곤란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국 국방 당국 실무자가 2차 회담까지 진행했지만 상호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추가 논의에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방위성은 작년 12월 20일 한국의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해상 자위대의 초계기에 있는 화기관제용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군은 오히려 일본의 초계기가 낮은 고도로 위협 비행을 했다며 맞서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한국 정부가 레이더 조사를 했다는 증거로 이날 18초 분량의 음성파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수색용 레이더 탐지음과 달리 화기관제용 레이더는 특유의 굉음을 내는 만큼 구분이 가능해 일본 입장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깊은 유감을 표명하면서 "전자파의 특성을 확인할 수 없는 기계음"이라고 일축했다. 양국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로 일본 방위성은 이날 음성파일을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세부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일본 정부는 북핵 문제 등 역내 안정적인 안보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한미일 방위 협력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이기도 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어쨌든 북한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문제에 대해 한일, 한미일이 계속 긴밀한 협력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한국 국방 당국과 지속적으로 의사소통을 도모해나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고 NHK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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