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장비업체인 캐터필러가 29일(현지시간) 실망스러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세계의 경제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캐터필러의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중국발 경기둔화 쇼크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캐터필러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중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중장비 수요가 줄어든 것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이 캐터필러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조정 EPS는 2.55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2.99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팩트셋 데이터에 따르면 캐터필러의 조정 EPS가 시장의 예상치를 밑돈 것은 2016년 초에 이어 처음이며, 이같이 큰 폭으로 뒤쳐진 것은 적어도 2014년 이후 처음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이날 캐터필러의 주가는 무려 9.13%나 하락했다. 최근 1년 간 캐터필러 주가 하락폭은 무려 18.1%에 달한다.
캐터필러는 2019년 이익도 주당 11.75~12.75달러 수준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낮게 잡았다. 올해에 이어 중국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12.73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이날 캐터필러는 비용 증가로 인해 올해 장비의 가격을 1~4% 올릴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글로벌 산업 동향을 읽을 수 있는 가늠자인 캐터필러가 실망스러운 실적을 기록하면서 중국 경기둔화의 충격이 미국 기업에 실적에 본격적으로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 감소뿐만 아니라 비용 증가도 캐터필러의 실적 감소에 영향을 줬다. 임금뿐만 아니라 원자재 가격 상승도 수익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특히 미국이 철강, 알루미늄과 같은 수입원자재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비용을 상승하게 만들었다.
캐터필러는 수입 알루미늄 등에 대한 관세부과로 발생한 비용이 지난해 5개월 동안 1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으며, 올해는 그 규모가 2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WSJ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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