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29일 “문재인 정권의 경제 폭정을 막아내겠다”며 한국당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날 황 전 총리는 한 여론조사 결과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차지하면서 차기 대권 주자로서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朴정부 책임론’, ‘통진당 해산 건 피소’로 인해 당권 행보가 쉽지만은 않은 모양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중앙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 나라를 구하고 국민을 살리는 길이라면 제 한 목숨이라도 아낌없이 바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권을 ‘폭정’으로 규정하고 “무덤에 있어야 할 386 운동권 철학이 21세기 대한민국의 국정을 좌우하고 있다”며 “철 지난 좌파 경제실험 소득주도성장이 이 정권의 도그마(독단적 신념)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정권의 경제 폭정을 막아내고, 국민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도약과 번영의 미래로 힘차게 나아가겠다”며 강력한 대여 투쟁을 다짐했다.
출마선언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 황 전 총리를 둘러싼 ‘朴정부 책임론’, ‘통진당 해산’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황 전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한국당 내에서 판단을 정립할 것이냐’는 질문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시장경제를 기본으로 하는 헌법 가치를 확고히 지켜야 한다”며 “한국당이 확고히 원칙을 지킨 점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했다.
이어 보수우파의 한 축인 태극기 부대가 ‘탄핵 7적’에 대한 정리가 없으면 보수통합이 어렵다고 한 것에 대해선 “태극기 세력은 이 나라를 여기에 오도록 헌신하고 봉사하신 귀한 분들”이라며 “그런 분들과 함께 가는 사회를 만들기는 쉽지 않지만, 대화하고 소통하면 길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태극기 부대를 끌어안고 황 전 총리가 입당부터 현재까지 줄기차게 주장한 ‘통합’의 길로 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황 전 총리는 통합진보당 해산을 법무부장관 시절 치적으로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통진당 전 국회의원들은 황 총리를 직권남용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이날 고소했다. 황 전 총리는 논란의 중심에 있는 ‘통진당 해산’에 대해 “통진당은 헌법에서 정한 민주적 기본질서에 부합하지 않아 해산하도록 한 정당”이라며 “1년 10개월간 헌법재판소 심리를 통해 충분하게 위헌성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황 전 총리가 강력한 대여 투쟁을 선언하면서 자신을 총선에서 승리할 당대표로 강조한 가운데 당권을 노리는 황 전 총리의 강점과 약점에 관심이 쏟아진다.
우선 황 전 총리 측은 ‘정치 신인’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계파정치‧구태정치와 거리가 있는 황 전 총리가 당권을 잡게 되면 자연스레 ‘보수 정계개편’의 기수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두터운 당원 지지도도 황 전 총리에게 힘이 되고 있다. 한국당 전통 지지층은 이른바 언행이 점잖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황 전 총리가 정통보수의 가치를 구현할 인물로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박 전 대통령 탄핵 프레임’은 황 전 총리를 꾸준히 괴롭히고 있다. 태극기 부대로부터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의 방관자로, 진보진영에서는 ‘적폐’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유력한 당권 주자로 황 전 총리와 함께 '빅3'로 꼽히는 오세훈 전 시장, 홍준표 전 대표에 비해 정치 경험이 적어 위기에 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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