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에서 30∼31일(현지시간) 미·중 무역 협상이 본격적으로 열린 가운데, 양측이 어떤 합의를 도출할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기소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의 우선 순위에 있다는 관측이 높다.
31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2007년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을 조사하는 등 12년전부터 화웨이를 추적해 왔다. 멍 부회장 역시 2014년 미 뉴욕의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 당시 수사당국에 의해 전자기기를 압수, 화웨이와 '스카이콤 테크'와의 관계에 대한 단서가 확보됐다.
이에 미국은 화웨이와 홍콩의 화웨이 위장회사로 알려진 '스카이콤 테크'(Skycom Tech) 및 미국 현지의 '화웨이 디바이스 USA'를 비롯한 2개 관계회사와 멍 부회장 등을 은행사기, 기술절취, 사법 방해 등의 혐의로 전격 기소했다. 화웨이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미 통신업체인 T모바일의 로봇 기술을 절취하면서 각종 범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혐의다.
멍 부회장은 보석으로 일단 풀려나 캐나다 내에서 가택연금 상태에 있으며 미국은 멍 부회장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추진 중이다. 화웨이를 볼모로 잡힌 시진핑 중국 주석이 무역 협상에서 강경 대응을 선뜻 나서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으로 화웨이가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5G(5세대 이동통신) 구축 사업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해석이 높다. 미국을 비롯해 호주, 뉴질랜드 등이 5G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의 주요 통신 사업자들도 5G 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 장비를 제외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는 등 화웨이가 존폐위기에 몰릴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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