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가 갈수록 똑똑해지고 있다. 그야말로 사람의 말귀를 척척 알아듣는다. 스마트홈(smart home) 얘기다.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기능들이 적용된다. 업계에서는 향후 새 주택의 기본사양이 될 것이라고 본다.
그러면서 통신 등 관련 전문업체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부동산 디벨로퍼 및 아파트 시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자사의 스마트홈 서비스를 향후 입주민들에게 제공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그 범위는 1인 가구를 겨냥해 오피스텔로도 확산 중이다.
스마트홈의 핵심은 'ICBMA'로 요약된다. 한 대륙에서 다른 대륙까지 공격이 가능한 초장거리의 탄도미사일(ICBM·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을 일컫는 게 아니다. 이는 I(internet of things)·C(cloud)·B(big data)·M(mobile)·A(artificial intelligence ) 5가지 기술이 결합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문제점은 없을까. 당연히 적지 않다. 먼저 일상에 필요한 기능들이 공급자별 앱으로 구현, 사용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예컨대 건설사(단지), 가전사, 주차·출입 앱 등이 개별적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해당 업체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이나 사후 AS관리가 제각각이다.
심지어 장애가 발생했을 때에 그 원인을 서로 떠넘기는 '민원 핑퐁' 및 회사의 경영사정이 품질저하로 이어질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가정용 월패드'도 입주 1~2년이 지나면 현관 호출이나 엘리베이터 콜 이외 부가기능이 외면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 설계 및 운영체계 부족으로 관련 구축비용이 매몰된다고 지적한다. 일단 지출하고 나면 회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최근의 분양 트렌드인 커뮤니티 등 단지 생활에 꼭 필요하면서 유용한 내용들로만 압축시킨 구현이 요구된다고 제안한다. 그래야 이용자 입장에서도 불만은 낮추고, 활용율이 높아지게 된다.
집안으로 들어온 스마트홈은 이미 붙박이장, 발코니 확장처럼 기본사양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과도 같아 뗄래야 뗄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2020년까지 총 30만 가구가 스마트홈 인증주택에 입주할 것으로 본다. 4차 산업시대로 불리는 요즘, 각 가정에 이렇게 묻고 싶다. "댁내 두루 평안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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