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이재명이어 ‘文의 복심’ 김경수까지 정치적 타격
박원순도 ‘여의도‧용산’ 개발 철회 등으로 여론 도마에
‘민주 37.8%’ ‘한국 28.5%’ 지지율 격차도 첫 한자릿수
여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거물급 인사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이재명 경기지사에 이어 최근 김경수 경남지사까지 위기에 빠지면서 여권의 차기 대선 지형에 먹구름이 끼었다.
김경수 지사는 30일 ‘드루킹’ 일당과 댓글 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돼 서울구치소 독방에 수감됐다. 이에 ‘안이박김’ 중 누구인지 거론되지 않던 ‘김’이 김경수 지사라는 심증이 더 굳어지게 됐다. ‘김00’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라는 말도 떠돌았기 때문이다.
‘안이박김 숙청설’은 지난해 10월 19일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에 의해 처음으로 언급됐다. 조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지사를 향해 "시중에 ‘안이박김 숙청설’이 회자되고 있다"며 "안희정·이재명을 날리고 박원순은 까불면 날린다는 말인데 소회가 어떤가"라고 질의한 바 있다. 조 의원은 이때도 '김'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안이박김’ 가운데 가장 먼저 여당 대권주자 잔혹사 서막을 연 당사자는 안희정 전 지사다.
안 전 지사는 지난 3월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의 '미투 폭로'로 '권력형 성범죄'의 낙인이 찍혀 불명예 퇴진을 당했다.
비록 안 전 지사가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검찰에서 주요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받았으나, 돌이키기 어려운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이재명 지사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소유 문제를 두고 대형스캔들에 휘말렸다. 지난 6·13 지방선거 경선 때부터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논란은 장기화했고, 이 지사의 개혁 이미지도 시간이 지나면서 퇴색됐다.
또한 ‘혜경궁 김씨’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친형 강제입원 지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안이박김’ 중 한 명으로 불리는 박원순 시장은 상대적으로 굴곡이 없는 축에 속한다. 그러나 서울시 도시개발 프로젝트를 두고 민주당 내 반발에 부딪혔으며 '여의도·용산 개발' 언급으로 집값 폭등 원인을 제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에는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정면으로 맞붙었으며 서울시 산하기관 고용세습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안이박김 괴담’이 다시 확산될 정도로 여권의 차기 대선 지형은 시계 제로 상태로 가고 있다. 김경수 지사의 무죄를 확신했던 민주당은 예상치 못한 전개에 큰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설상가상으로 야당까지 총공세에 돌입하며 민주당은 점점 더 수세에 몰리고 있다. '김경수 사태'로 인해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격차는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한 자릿수까지 추격당했다.
3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37.8%, 한국당 지지율은 28.5%로 집계됐다. 3주째 민주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한국당 지지율은 오르는 상황이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의 약세는 김경수 지사의 법정 구속 소식에 따른 것"이라면서 "한국당의 상승세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의 당권 행보 관련 언론 보도 증가와 김경수 지사의 구속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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