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2월말 정상회담이 불발된 가운데 미국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미국 의회 연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공화당 소속 일부 상원의원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차이 총통을 미국 의회에 초청해 합동연설을 진행하자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보냈다.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현지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차이 총통이 미국 의회에서 연설을 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펠로시 의장은 이와 관련 아직 아무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SCMP는 만약 이 같은 계획이 성사된다면 미·중 관계의 긴장감이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강력하게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 정책 때문이다.
중국은 줄곧 '하나의 중국' 원칙을 앞세워 대만을 압박해왔다. 특히 올 들어서는 대만과 통일을 위해선 무력 사용도 불사할 수 있다는 초강경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2일 새해벽두부터 ‘대만 동포에 고하는 글 발표 40주년 기념회’ 연설에서 “우리는 평화통일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무력 사용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며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한다는 옵션을 놔둘 것"이라며 "이는 대만 동포가 아닌 외부 세력 간섭과 소수 대만 독립세력의 분열 활동을 겨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대만과 밀착하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실제 미국은 무역전쟁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대만을 군사·외교적으로 지원하면서 이를 대중 압박카드로 적극 활용해 왔다. 다수 전문가들이 이번 차이 총통 연설 추진 계획 역시 무역협상과 관련이 깊다고 보는 이유다. 차이 총통의 연설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이 미·중 관계가 최근 몇 달간 긴장 국면에 있고, 오는 11일 무역협상을 앞둔 시점에 나온 것도 의미심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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