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가 세계 경제 침체가 빠르면 올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크루그먼 교수는 전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서밋'에서 투자자들이 몇 달 안에 경기침체가 일어날 수 있다고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 "침체가 올해 말이나 내년에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나의 큰 사건'이 침체를 촉발하는 대신 여러가지 경제적 역풍들이 침체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봤다.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뒷받침할 악재가 여럿 있다는 얘기다.
크루그먼은 걱정거리의 하나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 부양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법인세율 인하 등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섰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기술 부문의 성장세도 이제 곧 터질 듯한 거품처럼 보인다고 경고했다. 또한 침체 위험이 큰 데 반해, 정책당국의 준비는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크루그먼은 침체 위험이 가장 임박한 지역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을 꼽았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지난주 올해와 내년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9%에서 1.3%, 1.7%에서 1.6%로 낮춰 잡았다. 지난해 성장률은 1.9%였다.
유로존은 최근 역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부진과 이탈리아 등의 정정불안, 영국의 EU 탈퇴(유로존)를 둘러싼 불확실성 등으로 우려를 사고 있다.
크루그먼은 다만 누구나 그렇듯, 자신의 경기침체 전망 또한 적중률이 형편없었다며, 변곡점을 예상하는 데 능통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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