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혼다가 2022년까지 영국 남부 스윈던 공장을 폐쇄한다. 영국이 2016년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한 이후 자동차업체의 영국 공장 폐쇄 결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혼다가 빠르면 19일 중에 스윈던 공장 폐쇄 방침을 공식 발표할 전망이라며, 혼다가 영국 자동차산업 위기에 대한 공포를 촉발시켰다고 보도했다. BBC, 니혼게이자이신문도 혼다의 스윈던 공장 폐쇄 방침을 기정사실로 전했다.
혼다에 스윈던 공장은 유럽 유일의 생산기지다. 1985년 설립된 이 공장에서 시빅 해치백 등을 생산해왔다. 영국에서 만드는 자동차 10대 가운데 1대가 스윈던 공장에서 나온다. 지난해 16만대를 만들어 90%를 EU에 수출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혼다가 2022년 공장 문을 닫으면, 직원 3500명을 해고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2022년쯤 생산에 나설 차기 모델은 일본 등 다른 거점에서 만들 것으로 봤다.
영국은 다음달 29일 EU를 탈퇴한다. 합의 없는 브렉시트(노딜 브렉시트)가 실현되면 EU 단일시장에 대한 수출관세 10%가 발생하고 통관절차도 복잡해진다.
이 문제로 영국에 생산거점을 둔 다른 자동차업체들도 영국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 닛산은 지난 3일 영국 북부 선더랜드 공장에서 예정했던 '엑스트레일' 차기 모델 생산 계획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독일 BMW는 중유럽시장용 '미니' 생산지를 영국 옥스퍼드 공장에서 네덜란드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포드가 영국에서 엔진 생산을 중단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영국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의 자동차 생산대수는 151만9440대로 전년대비 9% 줄었다. 2년 연속 감소세다.
LMC오토모티브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영국의 자동차 생산대수가 내년에 140만대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1980년대 마거릿 대처 정권이 일본 자동차 기업을 유치하며 영국의 산업부흥을 견인해온 자동차산업이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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