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과 보합인 달러당 1125.2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1.2원 오른 달러당 1126.4원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위안화 강세와 연동되며 상승폭을 반납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이전보다 0.1% 올린 달러당 6.7151위안에 고시했다.
원화는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위안화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급속도로 동조화되는 모습이다.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 비중이 30%에 육박하는 구조에서 중국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높아지자 위안화 변동이 원화 움직임에 주요 변수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미국은 중국에 위안화 안정 조건으로 2018년 관세부과 이전의 환율 수준인 달러당 6.5위안 내외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 수준보다 위안화 가치가 3% 절상되는 것이다.
KB증권 문정희 연구원은 시나리오대로 위안화가 움직인다면 위안화와 연동돼 원·달러 환율은 1.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최근 1125원에서 20원 낮은 수준이다
다만, 문 연구원은 "달러·위안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속도가 급격하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중 무역협상의 원만한 합의로 위안화 및 원화의 강세는 예상되지만 속도는 점진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증권의 안영진 연구원 역시 "당장 위안화가 안정되더라도 이는 단기 효과에 그칠 것"이라며 "위안화는 대규모 통화 공급이 예정돼 있어 약세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원·달러 환율도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이벤트의 영향을 받을 순 있지만 원화의 향방에 큰 영향을 못 미치게 된다.
일각에서는 위안화가 미국이 원하는 대로 안정화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IBK투자증권 안소은 연구원은 "각종 글로벌 불안 요인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반면, 중국 경기는 악화돼 위안화 가치가 낮아지고 있다"며 "정책금리 인하가 필요한 중국과 달리 미국은 추가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돼 미국이 원하는 위안화 흐름이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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