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와 조지프 버뮤데스 연구원이 한반도 전문 포털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공개한 보고서에는 "2차 정상회담에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의 주요 대량살상무기(WMD) 시설 대부분이 시설 유지 보수 등의 경미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동해 위성 발사 시설, 신포 조선소 인근 미사일 시험대, 잠진리 수직 엔진 시험대, 이하리 미사일 시험대 등은 1년 이상 활동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최근 위성사진을 보면 영변 핵시설은 아직 보수 유지 활동을 하고 있지만 5㎿(메가와트) 원자로와 실험용 경수로(ELWR)는 가동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영변 핵시설은 이번 비핵화 협상에서 폐기 여부 등을 통해 북한이 보여줄 수 있는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로 거론되는 곳이다.
이런 가운데 북·미 양측이 영변 핵시설 등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따라 북한에 대한 일부 제재를 해제하고 양국 간의 유대 관계를 개선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관심이 쏠린다.
미국 인터넷매체인 복스가 26일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양측 간 잠정 합의안에는 △한국 전쟁을 상징적으로 끝내기 위한 평화 선언 서명 △전쟁 중 사망한 미군 유해 추가 반환 △준대사관 성격의 연락사무소 상호 설치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합의안이 현실화된다면 평화 선언과 연락사무소 설치를 통해 1953년 이후 휴전 상태인 한국 전쟁을 종식시킴으로서 양국 간 적대 행위를 끝내고 외교 관계 정상화와 관계 개선을 향한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로 거론됐던 영변 핵시설 폐기로 제재 완화의 길도 열 수 있다.
복스는 "이 합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는 대단한 승리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얻는 것보다 주는 게 더 많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북·미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상태라고 해도 앞으로 1박 2일간 진행될 북·미 정상간 담판에서 실제 합의 내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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