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위험" 트럼프 연준 또 비판...긴축 제동에 신흥국 숨통 트이나

트럼프 "연준 통화 정책에 달러 강세...美경제에 악영향"

MSCI EM 주식지수 약 10% 올라..."중국은 내년 위험성"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또 다시 비판의 칼날을 꺼냈다. 연준의 통화 정책이 달러 강세를 초래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연설 행사에서 "연준의 긴축 정책이 달러 강세를 초래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나는 위대한 우리 국가를 위한 달러를 원하는 것이지, 다른 국가와 협상을 막는 강달러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겨냥해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을 좋아하고 강달러를 선호하는 신사가 연준에 1명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점진적인 금리 인상으로 미국 무역의 경쟁력을 침해했다며 연준을 비판해왔다. 그럴 때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은 독립적인 기구로서 정치적 압력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대응해왔다. 

다만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연준이 이미 기존 긴축 정책에 상당히 제동을 건 상태에서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작년 4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연준은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인내심'을 갖고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또 달러화를 회수하는 대표적인 긴축 정책인 보유자산 축소까지 연내 종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2017년부터 시작된 자산 축소 작업이 올해 안에 마무리된다면 연준 보유자산은 기존 4조5000억 달러에서 3조5000억 달러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폭스비즈니스는 이에 대해 "연준이 금리를 잇따라 올리면서, 과거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거의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이자율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꼬집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 수준이다. 올해 연준은 2차례까지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준의 긴축 정책에 제동이 걸리고 미·중 무역전쟁도 마무리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잇따른 금리 인상과 무역전쟁 등으로 외면받았던 신흥국 경제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신흥시장 중대형주 주가를 반영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주식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달 27일까지 두 달간 9.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 신흥시장 통화지수는 올해 2.5% 올랐다. 작년 한 해 동안 10% 이상 떨어졌던 점과 비교하면 낙폭을 완전히 회복하진 못했지만 어느 정도 긍정적인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난해 글로벌 증시를 압박했던 연준의 긴축 기조에 제동이 걸린 데다 미·중 무역협상에 청신호가 켜지는 등 글로벌 금융 위기의 주요인으로 떠올랐던 문제들이 진정되고 있다는 데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자 컨설팅회사인 펀더멘탈 인텔리전스의 설립자인 데이비드 스페겔은 "작년 여름의 경험을 미뤄볼 때 올해 4분기 또는 2020년 1분기에는 신흥시장 변동성이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신흥시장 채권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2020~2021년께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