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범모 관장은 5일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불공정 공모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덕의 부족이라 생각한다. 임명을 받은 사람으로서 외적인 문제에 대해 말하는 것이 난감하다”며 “훌륭한 미술관을 만드는데 혼신의 열정을 쏟아서 성과를 만들겠다”고 말을 아꼈다.
윤범모 관장은 지난해 실시된 고위공무원단 역량 평가에서 탈락한 후 재평가를 통해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 선임됐다. 이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절차상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5일 “재평가 제도는 항상 있어 왔다. 고위공무원단 개방형 직위 인사관리에 있어 재평가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제기 돼 기준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방형 임용을 위한 역량 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임명 후보자는 1회에 한하여 재평가를 받을 수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재평가 대상자는 이전 서류 심사, 면접 심사 등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고 전했다. 문체부에서 재평가 대상자를 판단해 요청하면, 인사혁신처에서 재평가를 진행한다.
하지만 관련 당사자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최종 후보였던 이용우 씨는 ‘관장직을 도둑맞았다’는 입장문을 통해 “ ‘균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마련한 공개 모집 제도가 ‘비공정성’으로 얼룩졌으며, 촛불 혁명 정부가 내세운 정의와 기회 균등의 철학이 시험받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윤 관장은 5일 “이용우 씨와는 절친한 사이인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의 균형 감각도 시험대에 올랐다. 민중미술계열 인사로 꼽히는 윤범모 관장은 “민중미술의 장점을 이해하고 있다. 제가 1000편 정도 글을 발표했는데 민중미술 관련 된 것은 10%도 안 된다. 비엔날레 전시 기획 때도 균형감을 잃지 않았다. 앞으로도 한 쪽으로 치우치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갈 길이 멀다. 윤범모 관장은 법인화문제, 인력문제 등 국립현대미술관의 산적한 과제뿐만 아니라 자신을 향하고 있는 의혹들도 넘어서야 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198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미술평단에 등단한 이후 30여 년간 미술비평가로 활동하였으며, 중앙일보 기자, 호암갤러리 큐레이터를 거쳐 가천대 회화과 교수, 동국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창원조각비엔날레 총감독,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예술총감독, 광주비엔날레 특별프로젝트 책임큐레이터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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