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은 2020년 1월부터 ‘새 예대율 규제’를 시행한다. 규제는 가계대출의 위험가중치를 높이는 대신 기업대출의 위험가중치를 낮추는 게 핵심이다.
기존 규제는 예대율을 100% 이하로만 조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가계대출 예대율 가중치를 15% 상향하고, 기업대출에 대해선 15% 하향 조정할 방침이다.
이 규제를 어기면 추가 대출 취급에 제한을 받는 등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는다. 따라서 은행들은 새로운 예대율 규제에 맞추기 위해 분주해졌다. 가계대출을 줄이고 기업대출을 늘리는 게 이상적이다. 다만, 은행 입장에선 급격히 대출전략을 변경하는 게 부담스럽다.
결국 은행들은 가계대출을 조정하는 대신 예수금을 보다 많이 확보하는 차원에서 저축성예금을 포함한 예·적금 규모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난해에도 주요 은행의 저축성예금은 전년에 비해 늘었다.
전년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저축성예금을 늘린 곳은 KB국민은행이다.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저축성예금 잔액은 140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123조원)에 비해 14.3% 증가했다.
KEB하나은행은 전년 말(105조1030억원) 보다 14.1% 늘어난 119조9210억원을 저축성예금으로 남겼다.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107조8940억원에서 115조3990억원으로 7%, 우리은행은 110조5650억원에서 121조2500억원으로 9.7% 각각 증가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새로운 예대율 제재를 피하기 위한 눈치싸움이 한창”이라며 “은행들 모두 저축성예금 중 정기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데, 예수금 확보 경쟁이 이전보다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