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그룹의 기술투자기금인 비전펀드와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자동차업체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미국 차량 공유서비스업체 우버의 자율주행차 개발 부문에 10억 달러(약 1조1308억원) 이상을 투자하기 위한 막바지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우버에 대한 출자를 추진하는 컨소시엄은 비전펀드와 익명의 자동차업체 한 곳을 비롯한 투자자로 구성됐다. 투자 논의는 유동적이라 무산될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긍정적으로 진행될 경우 내달께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출자조건은 우버의 자율주행차 부문 평가액을 50억~100억 달러로 계산해 컨소시엄이 소수지분을 갖는 식으로 논의되고 있다.
투자가 이뤄지면 우버는 추가 자금조달 부담을 더는 동시에 경영권을 그대로 유지한 채 자율주행차에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우버는 2017년에만 자율주행차 개발 부문에 약 7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작년에는 예산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는 우버 자율주행차로 인한 보행자 사망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과 제너럴모터스(GM)가 자회사 등을 통해 자율주행차 개발에 공을 들이는 상황에서 이번 투자는 우버가 다시 자율주행차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이번 투자는 우버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금 조달 방식의 일환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져 IPO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버는 당초 작년 말 IPO 계획을 발표했으나 실적 부진 등으로 잠정 연기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우버는 오는 5월이나 6월에 IPO를 실시해 기업가치를 최대 1200억 달러까지 끌어올리길 바라고 있다.
우버의 IPO 계획이 알려지면서 차량 공유서비스업계 내 IPO 경쟁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 1위인 우버에 밀려 만년 2위 신세였던 리프트가 선수를 쳤다. 이달 말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지난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1억 달러(1124억 원) 규모의 주식공모를 위한 서류를 제출하면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리프트의 기업가치가 우버의 3분의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본다.
한편 WSJ는 최근 보도를 통해 "리프트 상장을 계기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경쟁하고 있는 나스닥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는 많은 민간 기술기업들이 IPO를 계획하고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투자금이 늘어나는 새로운 상장 작업들로 가장 바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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