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아프리카TV BJ로 변신한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롤모델 만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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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기자
입력 2019-03-1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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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유의 전문적 해설과 실시간 소통으로 누적 시청자수 616만명 돌파

  • 1인 미디어 중계 시스템 활성화 조짐…해외도 스포츠중계 행태 다변화 흐름

“아~이! 좋아요. 열리네요. 때려야죠!”

골라인에 가까워질수록 박진감이 넘치는 목소리. 차분하면서도 정교한 설명으로 경기의 맥을 짚는 시야. 가끔은 교태 해설의 절정까지 보여주는 축구 전문가.

축구 해설위원 박문성이 1인 방송에 도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박문성의 샤우팅(shouting)을 이제 아프리카TV에서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박 위원은 지난 1월 7일 아시안컵의 한국 경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아프리카TV 방송에 진출했다.

박 위원의 아프리카TV 방송국명은 ‘달수네라이브’다. ‘달수’는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에 등장하는 수달 캐릭터의 이름으로 박 위원의 가족들이 그를 부르는 애칭이다. 박 위원은 특유의 전문적인 해설과 함께 유저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등 1인미디어 중계 방송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다.

유저들의 긍정적인 반응은 수치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달수네라이브의 누적 시청자수는 1월 31일 185만명에서 2월 28일 396만명, 3월 19일 현재 616만명까지 늘어났다. 박 위원은 아시안컵에 이어 프리미어리그, K리그 축구 중계를 이어가며 스포츠 해설의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콘텐츠도 선보일 계획이다. 그가 1인 미디어 시장에서 '축구'라는 가치를 어떻게 더 높일지 주목된다.
 

박문성 해설위원 겸 아프리카TV BJ.[사진=아프리카TV]


-아프리카TV 해설에 뛰어든 계기

“첫 번째는 방송국의 중계권이 없어진 게 직접적이다. 두 번째는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문제다. 기존 방송 생태계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이 이미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다른 생태계에서 영상이 소비되기 시작했다. 최근 2~3년 동안 빠르게 체감한 부분이다. 최근 주시은이나 장예원 등 지상파 아나운서들이 개인방송에 전면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런 시대적 흐름을 대변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프리카TV는 중계권 확보는 물론,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플랫폼이라 생각했다. 결정적인 이유는 박 위원의 딸 덕분이었다. 마지막까지 고민하던 찰나, 딸에게 아프리카TV에서 축구 중계를 해도 괜찮냐고 물었더니 딸은 아무렇지 않게 ‘해’라고 한마디 했다. '아빠 중계하고 싶다며. 방송하고 싶다며, 뭐가 문제야' 이렇게 말해주더라. 굉장히 복잡한 고민이었는데 딸의 이야기를 들으니 문제가 간단해졌다. 정말 큰 힘이 됐다.”

-아프리카TV 해설의 묘미

“유저들과 소통을 하는 측면이 가장 크다. 처음에는 적응이 필요했지만 갈수록 주고받는 이야기 속에서 재미를 느꼈다. 축구 같은 스포츠 경기를 혼자서 볼 수도 있지만, 여럿이 모여 응원하면서 보는 즐거운 맛이 있듯이 말이다. 이제 미디어 환경이 달라졌다. 40대 이하는 텔레비전을 거의 보지 않는다. 나조차도 넷플릭스 회원이고 이동통신사 OTT 서비스를 통해 영상을 보곤 한다. 기존 것이 후져서가 아니라 다른 것으로 대체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했다.”

-스포츠 중계 행태가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다. 옆 나라 일본의 경우 J리그의 텔레비전 중계가 없다. J리그는 스포츠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다즌(DAZN)과 스트리밍 중계권 계약을 통해 주시청이 이뤄진다. 일본은 이미 이러한 전략을 앞세워 해외 중계권 판매까지 본격화 하고 있다. 영국도 마찬가지다. 브리티시텔레콤은 독자적인 스포츠채널을 만들어 결합상품으로 판매한다. 해외 동향에서 알수 있듯이 국내에서도 스포츠중계는 더욱 다양한 방식이 차용될 것이다.”

-달수네라이브의 콘텐츠 차별화 계획은?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하고 싶다. 축구라는 핵심 가치를 두고 여러 선수들을 불러서 진솔한 얘기도 나누고 싶다. 게스트는 축구선수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가령 e스포츠와 결합할 수도 있고. 아예 다른 영역까지 컬래버레이션 할 수도 있다. 음식이나 뷰티와 결합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축구가 이러한 것들과 별개라고 생각지 않는다.”
 

박문성 해설위원 겸 아프리카TV BJ..[사진=아프리카TV]


-개인방송과 K리그의 시너지 효과

“최근 아프리카TV와 프로축구연맹이 손을 잡으며 K리그 흥행에 불을 지피고 있다. 축구연맹이 새로운 플랫폼으로 또 다른 시장을 확인한 것이다. 이미 감스트가 개인방송과 K리그의 시너지 효과를 증명해 보이지 않았나 싶다. 이주헌 해설위원이나 릴카 등 다양한 스포츠 BJ들이 생겨났고, 저 또한 많은 중계로 새로운 콘텐츠로 유저들에게 다가가고자 한다. 그러다보면 K리그를 직접 찾는 관중도 늘어날 것이고 관련 생태계가 폭발할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강점

“시청자들에게 편안함과 친숙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최대 강점인 것 같다. 성격상 새로운 것을 하는 걸 두려워하거나 머뭇거리진 않는다. 칼럼을 쓸때도 마찬가지다. 1999년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때 환경과 지금은 너무 다르다. 칼럼을 통해 내 방식이 무조건 옳다고 전하는 게 아니라, 그 속에서도 소통을 해야 한다. 그래서 2년 전부터 네티즌과 칼럼에 대해 피드백을 받고 있다. 잘못된 정보는 즉각 수정하기도 한다. 이젠 네티즌과의 교류가 나의 일 중의 하나가 되었다.”

-목표

“아프리카TV 신인상과 대상을 같이 받는 게 올해의 목표다. 시상식 격이 떨어지지 않게 아프리카TV에서 수트라도 하나 맞춰주지 않을까.(웃음)”

-스포츠 엔터테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자신이 크리에이터가 되든 무엇을 하고 싶다면, 어떤 누구를 함부로 롤모델로 삼지 말았으면 좋겠다. 남들이 하는 걸 그대로 하는 건 경쟁력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재능과 개성을 찾는 데 더 노력했으면 좋겠다. 이미 정보는 인터넷이라는 곳에 다 나와 있다. 그 정보를 어떻게 가공할 수 있는지, 자기만의 색깔과 언어를 키우는 데 더 심혈을 기울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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