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의혹부터 소속 가수 빅뱅 지드래곤 ·탑의 군 특혜 문제, 승리 '버닝썬 게이트', 작곡가 쿠시와 스타일리스트 양갱의 코카인 투약 등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며 논란의 중심이 된 YG엔터테인먼트가 흔들림 없이 제 갈 길을 걷기로 했다. '주가 폭락'으로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22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양민석 대표 등 수뇌부의 책임론 대신 재신임만 있었다.
이날 서울 마포구 양화로에 위치한 홀트아동복지회에서 진행된 YG엔터테인먼트 주주총회에서는 양민석 대표를 포함해 YG플러스 대표이사와 최성준 YG엔터 사업기획본부장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임, 탕 샤오밍 사외이사 재선임, 조영봉 이엔캐스트 부사장 사외이사 신규 선임 등 4명의 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결과는 예상과 달리 줄줄이 통과다.
하지만 양 대표는 든든한 재신임을 얻고 향후 경영에서도 일선에 나서게 됐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양 대표는 "(버닝썬 관련)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조금 더 명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지게 되길 바란다"면서도 취재진의 자세한 질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대답했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됐는데도 그 어떤 책임 있는 발언은 없었다.
현재 YG엔터테인먼트는 그야말로 위기다. '버닝썬 게이트' 이후 시총 2000억원 이상이 증발, 주식시장에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지난 1월 초 주당 5만800원으로 치솟으며 신고가를 경신했던 YG엔터의 주가는 승리의 경찰조사가 본격화되면서 하락세가 지속되다 곤두박질쳤다. 19일 기준 주당 거래금액은 3만615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난 20일 국세청이 특별세무조사에 돌입하며 YG엔터는 위기에 놓이게 됐다. 국세청은 조사인력 100여명을 YG 사옥 및 양현석 자택, 홍대 앞 클럽 러브시그널 등에 예고 없이 투입해 상당한 자료를 확보했다. YG의 법인세 탈루, 비자금 조성 및 양현석 개인 탈루 혐의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칠 예정이다.
그럼에도 YG엔터는 이렇다 할 명확한 입장이나 위기 대처 능력도 보여주지 못했다. 모르쇠로 일관하며 내놓은 카드가 양 대표의 재신임이다. 이날 양 대표는 "현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성실히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YG엔터가 눈덩이처럼 커진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
이날 취재진 사이에서는 양현석 회장이 직접 입장 발표를 할 것이라는 말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양 회장은 철저히 뒤로 숨은 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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