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국악으로 노래하는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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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9-04-02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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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11일·12일 오후 8시 국립국악원 예악당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그날을 기억하고 그 의미를 더하기 위해 일제강점기 항일 정신을 담은 4개의 시(詩)와 기미독립선언서를 바탕으로 한 정기공연을 선보인다.

국립국악원(원장 임재원)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로 지정된 4월11일과 12일 오후 8시에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제97회 창작악단(예술감독 계성원) 정기공연 ‘그날’을 무대에 올린다.

'그날'은 특별한 공연이다. 일제의 탄압에 저항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4개의 일제강점기 저항시와 민족대표 33인이 작성한 기미독립선언서를 주제로, 다섯 명의 작곡가들에게 작곡을 위촉해 한국의 전통 성악과 협연하는 형태로 구성했다.

저항시 4개 작품은 심훈의 ‘그날이 오면’(박정규 작곡), 한용운의 ‘님의 침묵’(임준희 작곡),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김대성 작곡), 이육사의 ‘광야’(신동일 작곡)로 국민들에게 잘 알려진 높은 공감대의 작품이 선정했다. 기미독립선언서는 김성국의 작곡으로 ‘우리는 선언하노라’라는 이름으로 선보인다.

이번 공연을 위해 위촉된 곡들은 독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담고 있으면서도 ‘독립’의 직접적 언급을 피하며 시적 은유와 희망의 메시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작품들이다. 이러한 작품의 특성을 살리고 ‘그날’의 함성과 목소리를 극적으로 관객들에게 전하기 위해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서울시합창단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

이번 공연의 첫 무대를 여는 심훈의 ‘그날이 오면’은 시 중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에서 표현한 ‘한’의 정서를 국악기 중 애절한 음색이 강한 해금 선율로 입혀 표현하고, 광복의 기쁨을 담아낸다.

이육사의 대표작인 ‘광야’에서는 시적 전개에 맞춰 경기소리의 음색을 더해 자유로운 가락을 노래한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채수현의 협연으로 장밋빛 환상으로의 독립을 꿈꾸는 것이 아닌 자주적으로 만들어 가는 신념과 희망을 담담하고도 자유롭게 노래할 예정이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로 잘 알려진 한용운의 ‘님의 침묵’에서는 시에 담겨진 집념과 희망의 메시지를 음악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단아하고도 단단한 음색이 돋보이는 정가와의 협연으로 구성했다. 국립국악원 정악단 박진희의 협연으로 환희에 찬 외침과 결단의 의지를 전한다.

민족의 아픔과 저항의식을 분명한 현실인식을 통해 그려낸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서는 강인한 저항의 메시지를 소리꾼 이봉근의 판소리 협연으로 노래한다. 민족의 아픔과 절규를 표현한 계면가락과 함께 어두운 화성 속에서 신명을 그린 우조가락이 교차되면서 암울함 속에서도 품었던 희망의 불씨를 노래한다.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민족대표 33인의 기미독립선언서를 주제로 한 ‘우리는 선언하노라’는 독립을 염원했던 하나 된 마음과 굳은 의지를 선언하는 곡으로 구성했다.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하기 위해 경기소리와 정가, 판소리를 서로 엮어 공연의 마지막 무대를 독립을 향한 민족의 강렬했던 의지와 열기로 가득 채울 예정이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창작악단 계성원 예술감독은 “억울하고 힘들었던 그날을 기억하는 것이 아닌, 독립을 꿈꾸며 희망을 그렸던 그날의 의미를 담고자 했다. 이 시대 관객들에게도 그날의 희망적인 메시지가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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