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회계감사인의 '한정' 감사의견을 받은 아시아나항공은 우량 자산 매각과 항공노선 조정이 포함된 고강도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이 서둘러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은 산업은행이 아시아나의 추가적인 자구노력을 전제로 업무협약(MOU) 갱신 등 지원 의사를 밝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곧 마련될 아시아나항공의 자구책을 바탕으로 경영정상화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경영정상화를 이끌고 나가야 하게 된 셈이다.
문제는 지금의 아시아나항공이 단순한 자구책 마련과 산업은행의 도움으로 손쉽게 회생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점이다.
많이 팔면서도 손해를 보는 아시아나항공의 사업 구조의 원인은 매출이 오르는 이상 돈을 써야 하는 탓이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은 6조201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기 위해 5조5973억원의 매출원가와 6389억원의 판매관리비(판관비)를 소요해야 했다. 비율로 따지면 100원의 수익을 버는 데 100.56원을 쓴 셈이다.
매출원가와 판관비를 단기간에 줄이기도 쉽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의 사업 근간인 항공기 편대가 흔들릴 수 있는 탓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 해외 항공사로부터 항공기 82대와 엔진 30대 등을 운용리스하고 있다.
지난해 운용리스로 지불한 비용이 6034억원에 이르러 매출원가 상승의 범인으로 지목된다. 운용리스 비용은 2010년 소폭 줄어든 이후 최근 9년 연속 늘어나기만 했다.
이 항공기 리스는 매출원가 부분만이 아니라 부채 부문에서도 발목을 잡고 있다. 회계감사인 삼일회계법인이 아시아나항공의 별도재무제표에 감사의견 한정을 부여한 것은 운용리스항공기의 정비 의무와 관련한 충당부채 등에 대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하지 못한 탓이다. 이후 업데이트된 정보를 바탕으로 삼일회계법인이 다시 재무제표를 작성한 결과 아시아나항공의 충당부채는 2017년 944억원에서 지난해 1531억원으로 62.18% 늘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단순한 구조조정으로 비효율적인 사업구조를 바꾸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뼈를 깎는 수준의 자구책이 나와야 그나마 정상화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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