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은행별 경영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5대 은행의 임직원 수(정규직+무기계약직)는 각각 1만3000~1만7000명에 달한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1만722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우리은행(1만4323명), NH농협은행(1만3532명), 신한은행(1만3526명), KEB하나은행(1만2881명) 순이다. 또 5대 은행의 무기계약직 수는 총 1461명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은행에는 612명(남 172명·여 440명)이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전년(564명)보다 48명 늘어난 규모다. 우리은행은 전년(208명) 대비 72명 늘어난 280명의 무기계약직 직원이 있었고, 이들 모두 여성이다.
국민은행 무기계약직은 356명이었다. 이중 여성은 60명 뿐이었고, 남성이 296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나은행 무기계약직은 128명(남성 75명+여성 53명)이었다. 농협은행은 85명으로, 무기계약직이 가장 적었다. 1년 전만 해도 농협은행에는 무기계약직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무기계약직은 정규직에 비해 고용 안정성과 급여 면에서 열악한 편이다. 하지만 무기계약직 고용이 불가피한 면도 있다. 일부 은행은 당초 계약직이던 직원들을 대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바 있다. 경력단절 여성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2017년 선발한 시간제 계약직 여성들을 지난해 모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근로시간을 감안해 이들에게 준정규직 수준의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남성 무기계약직 중 청원경찰 직군이 다수를 차지한다. 국민은행 측은 "무기계약 직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회사 내규 상 일반은행 창구업무를 담당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정규직 전환을 꺼리는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무기계약직 전원을 본점 소속의 단순 사무직군으로 선발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의 직무 만족도는 기대 이상"이라며 "정규직과 업무 성격이 달라 임금면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 고용 안정은 보장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임금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 노동조합 관계자는 "예컨데 기능직 무기계약 남성의 경우 20년 이상 장기 근속자가 많은데, 임금은 동년배의 정규직보다 40% 정도 적다"며 "3년에 1회씩 기본급이 인상되는 정규직처럼 무기계약직의 급여 산정도 재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정의연대 관계자 역시 "정규직에 비해 무기계약직의 급여테이블 자체가 낮다"며 "은행권은 정규직화 추세를 따르면서 급여 차별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5대 은행은 공개 채용을 통해 모두 2763명의 신입 직원을 선발했다. 농협 (780명), 우리(706명), 신한(613명), 국민(482명), 하나(182명) 순으로 많은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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