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별세 소식에도 그룹주 강세…“경영권 분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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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민 기자
입력 2019-04-0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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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 작용한 듯"

[사진=한진그룹 제공]

[데일리동방] 한진그룹 총수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 소식이 전해졌지만, 한진그룹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단,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겠다. 그룹 총수 일가의 최대주주 신분 지위가 흔들릴 수 있어서다. 

8일 한진칼은 무려 20.6%, 한진 역시 15.1% 급등했다. 대한한공도 1.8% 오르는 등 한진그룹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날 오전 조양호 회장이 별세했지만, 그룹주는 되레 강세를 보인 것이다.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양호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체제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 여지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번 주총에서 조양호 회장 측과 안건 대결을 펼친 펀드 KCGI와 관련해서도 “지분 상속 등 경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안건 다툼이 생길 경우 KCGI 측 의견이 관철될 여지도 커졌다”고 예상했다. KCGI는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2대 주주로서 지난달 주총에서 표 대결을 벌였다.

송치호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향후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지배력이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진칼은 국민연금공단과 KCGI에 의해 지분 견제를 받는 상황에서 그룹 총수인 조양호 회장의 별세에 따라 총수 일가의 최대주주 위치가 위협받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상속세율 50%를 단순 적용해 조양호 회장 보유지분(17.8%) 절반을 상속세로 납부한다고 가정하면 한진칼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8.9%에서 20%로 하락한다”며 “KCGI 및 국민연금공단 합산 지분율은 20.8%로, 단순 지분 기준으로도 최대주주 위치를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주총에서 사측 제안 안건이 원만하게 통과된 점을 감안하면 회사 내 잠재적인 우호지분은 한진그룹 쪽에 더 많은 것으로 판단했다. 조양호 회장의 별세와 관련한 상속세가 1700억원 규모에 이를 거란 분석도 나왔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조양호 회장 보유 유가증권의 가치는 약 3454억원"이라며 "여기에 상속세율 50%를 적용하면 조양호 회장의 가족이 내야할 상속세는 1727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총수일가는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주식담보대출과 계열사 배당 등을 활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광래 연구원은 "주식담보대출의 경우 조양호 회장 일가가 가진 한진칼과 한진 지분 가치가 1217억원인데, 보통 평가가치의 50%까지 대출받을 수 있어 조달 가능금액은 609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상속세 납입 과정에서 지분 변화에 따라 경영권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송치호 연구원은 “한진칼의 주가는 최근 경영권 분쟁에 베팅했던 자금이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하락했다"며 "조양호 회장 별세로 분쟁 가능성이 재차 제기되면서 주가의 상방 및 하방 폭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영권 분쟁으로 지분율 매입 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주가의 오름폭이 커질 수 있다"며 "반대로 현 최대주주 측이 경영권 위협을 느껴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방식으로 우호세력을 확보하는 방안 등의 가능성이 제기되면 주가의 내림 폭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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