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째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 bhc의 가맹점주협의회가 결국 둘로 쪼개졌다. 가맹점주들은 본사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아니면 잠자코 본사와 상생협약을 맺거나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bhc는 10일 서울 송파구 본사 교육장에서 ‘bhc가맹점협의회(bhc협의회)’ 소속 점주 20명과 본사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상생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에 새로 발족한 가맹점협의회는 전국 가맹점을 대표해 마케팅과 상품, 물류 등에 대한 의견을 본사에 전달하기로 했다.
bhc 본사 관계자는 “기존 ‘bhc전국가맹점협의회(전국협의회)’에 가맹점주들의 대표성을 증명할 근거를 지난 8일까지 요청했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며 “가맹거래법에 근거해 전국 가맹점 중 다수의 회원이 가입한 새 협의회를 협상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본사에서 기존 전국협의회에 가입자 수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답을 받지 못해 새 협의회인 bhc협의회를 공식적인 점주 협의체로 인정했다는 설명이다.
가맹거래법상 가맹점협의회가 복수 이상일 경우, 가맹본부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더 큰 가맹점협의회와 우선 협의하게 된다.
기존 전국협의회는 지난해 5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첫 집회를 열고, 그 존재를 알렸다. 같은 해 6월 14일에는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청사 앞에서 bhc 가맹점주 300명 이상이 참가한 두 번째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bhc가맹본부(본사)가 광고비를 횡령하고, 가맹점에 납품하는 해바라기오일 납품가와 공급가의 차액을 편취했다며 공정위 재조사를 촉구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증거부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하고 항고도 기각했다. 그러자 전국협의회는 최근 검찰에 재항고했다.
본사 입장에서는 이들의 행보가 눈엣가시가 아닐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새로운 bhc협의회 출범은 본사 입장에서는 기존 협의회와 공식적으로 선을 긋는 한편, 본사 정책을 직간접적으로 대변하고 실행할 수 있는 가맹점주단체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bhc본사 관계자는 “소수의 일부 점주로 구성된 기존 협의회가 본사와 직접적 대화와 협력보다는 외부 세력과 결탁해 사실이 아닌 내용을 유포하는 등 사회적으로 bhc 브랜드에 흠집내기 등의 행태로 상표 가치를 하락시키는 상황을 지속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국협의회의 악의적 비방으로 인해 소비자에게도 영향을 끼쳐 전체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며 “실제 bhc치킨의 가맹점주 온라인 소통 공간 ‘신바람광장’에는 기존 전국협의회 활동에 대한 비판이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기존 전국협의회측은 자발적으로 설립된 협의회가 아니라, 본사가 계획적으로 새 협의회를 세우기 작업을 했다는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기존 협의회 관계자는 “본사 영업직원들이 일부 가맹점주에게 구체적인 내용도 없는 서류를 내밀어 사인만 받아가거나, 상조회를 만든다며 가입 서명을 받아가는 경우가 최근에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이런 방식으로 임의로 새 협의회 가입자 명단을 채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가맹점주인데 bhc본사는 새 협의회가 발족한다는 내용을 사전에 알려주지도 않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기존 전국협의회 측은 이같은 본사의 행태에 분노, 11일 오전 10시 서울 잠심 bhc 본사 앞에서 항의 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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